빨간색 그랜저·황금색 아반떼 본적 있나요?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09.11.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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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별 선호 색상 달라… 국내 '무채색' 유럽 '빨강·파랑' 인도 '금색'

‘빨간색 TG그랜저, 황금색 아반떼, 파란색 토스카’ 과연 이런 색상의 차가 있을까? 정답은 'Yes'. 국내에는 없지만 유럽이나 인도 등에서는 이런 차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나라별로 좋아하는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현대·기아자동차나 GM대우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수출용으로 이런 색상의 차들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 무채색 ‘압도적’ 중국·인도 ‘금색’
국내 소비자들은 흰색이나 검정, 회색 등 무채색을 선호한다. 현대·기아차 (126,300원 ▲700 +0.56%)의 경우 판매차량의 60% 가까이가 이런 무채색 계열이다. GM대우 역시 무채색 계열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현대차의 베이지색 i10. 인도인들은 금색 느낌이 나는 베이지색을 선호해 베이지색을 연한톤과 중간톤, 강한톤으로 구분해 놓고 있다.▲인도에서 판매되는 현대차의 베이지색 i10. 인도인들은 금색 느낌이 나는 베이지색을 선호해 베이지색을 연한톤과 중간톤, 강한톤으로 구분해 놓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판매된 YF쏘나타의 색상을 분석한 결과 회색 계열의 하이퍼메탈릭이 30.3%로 가장 많았고 슬릭 실버와 블랙 다이아몬드 색상이 각각 23.6%와 21.9%로 2·3위를 차지했다.

반면 광고에 등장시킬 정도로 야심차게 준비한 붉은색 계통의 레밍턴 레드 비중은 고작 0.7%에 불과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 나라 사람들은 아직 차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발산하려는 욕구가 낮은 편”이라며 “관리가 쉽고 무난한 무채색 계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유럽으로 시선을 옮기면 눈이 즐거워진다. 파란색이나 빨강, 노랑 등 과감한 색상을 선호한다. 이런 유채색 비중은 예술과 낭만의 나라 프랑스와 지중해의 열정을 물려받은 이탈리아가 가장 높다.

▲유럽인들은 무채색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빨강'이나 '파랑' 등 유채색을 선호한다.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의 파란색 i30.▲유럽인들은 무채색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빨강'이나 '파랑' 등 유채색을 선호한다.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의 파란색 i30.
같은 유럽이지만 독일인들이 선호하는 색상은 다르다. 고성능·하이테크 이미지를 주는 회색계통과 은색계통의 차를 선호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는 베이지색과 카키색, 갈색 등 자연스러운 색상의 차가 잘 팔린다. 중국인들은 빨간색과 금색 계통의 차를 즐겨 탄다. 인도인들의 금색 사랑은 더 유별나다. 이 때문에 금색 느낌을 주는 베이지색도 연한 톤과 중간 톤, 강한 톤으로 구분해 놓고 있다. 태국 소비자들은 파스텔 색상이나 연보라색을 선호한다.


▲국내에는 없는 GM대우의 노란색 젠트라X. ▲국내에는 없는 GM대우의 노란색 젠트라X.
현대·기아차는 이런 색상 선호도를 반영해 미국에서는 ‘쏘올’에 녹색을 입혔고 유럽에서는 노란색 i30를 판매하고 있다.

◇차 색깔, 차종·시간에 따라 달라져
차량 색깔 선호도는 차종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경차나 소형차는 밝고 톡톡 튀는 신세대 감각의 울긋불긋한 색상이 많다. 중형차와 대형차에는 위엄이 풍기는 검정색과 흰색 등 무채색 계통이 주류를 이룬다.

연간 출고차량의 색상비율과 차종별 비율을 살펴보면 시대에 따라 선호도가 바뀌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GM대우에 따르면 차종별로 경차·소형차는 과거보다 흰색과 검은색이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빨강·파랑 등 유채색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시대에 따라 특정 색깔이 크게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붉은 악마의 영향으로 빨간색 차가 불티나게 팔려 나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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