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채권단, 재무개선 약정 체결 "자산 매각"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11.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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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 채권단 "내년 초 재평가"

한진-채권단, 재무개선 약정 체결 "자산 매각"


한진 (19,450원 ▲50 +0.26%)그룹이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지난 4월 1차 평가에서 유예판정이 나온 지 7개월, 약정 체결을 위한 채권단협의회가 열린 지 한 달여 만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달 말 한진그룹에 재무약정 체결을 통보하고 이날 약정을 맺었다.



약정에는 △계열사 및 유휴자산 매각 △자금 유치 △차입금 상환계획 마련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목표 설정 등 자구노력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동성 개선을 위해 보유 비행기나 선박 등을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일 앤드 리스백'이란 리스의 특수형태 중 하나로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을 다른 기업에 매각하고 이를 다시 임차해 이용하는 방법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9월 올 상반기 재무제표에 대한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등 핵심계열사의 상반기 당기 순손실이 1조1770억 원에 달하는 등 실적이 좋지 않아서다. 또 지난해 말 대비 6월 말 부채비율이 크게 늘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현재 각각 534%, 201.8%로 높다.

게다가 대한항공 (22,550원 ▼50 -0.22%)은 올 2분기 1273억 원, 한진해운 (5,220원 ▲40 +0.77%)은 2869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자산, 부채 및 자본을 단순 합산해 산출한 2009년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335.3%로 지난해 말 275%보다 60.3%p상승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곧바로 한진그룹과 약정을 체결할 계획이었지만 채권단내 이견으로 체결이 지연됐다.


채권단 핵심 관계자는 "당초 지난달 말 한진그룹과 약정을 체결하려고 했지만 그룹의 고위관계자들이 해외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워 늦춰졌다"며 "이번 약정은 올해 말까지 유동성 개선 방안을 포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연말 실적이 나오는 대로 재평가 작업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진그룹의 3000억 원대 유상증자설에 대해 채권단과 한진그룹 모두 부인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유상증자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며 "시장 상황도 좋아지고 있고 자산매각도 이뤄질 예정이어서 굳이 유상증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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