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기술중심 새 성장전략 필요" 역설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9.11.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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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열린 'CEO 세미나'서 밝혀...'수요자중심 접근' 강조한 中사업 새전략도 제시

"기술 중심의 성장전략 등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2박3일간 중국 베이징 SK타워에서 개최한 SK (207,000원 ▼12,000 -5.5%)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최태원 회장이 던진 새로운 그룹 경영의 화두다.
↑SK그룹의 'CEO세미나'를 주재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SK그룹의 'CEO세미나'를 주재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


최 회장은 "SK는 국내에선 경쟁사와의 경쟁력 차이가 줄어들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신흥경쟁국 부상과 기술융합화 트렌드로 도전을 맞고 있다"며 이 같은 국내외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선 '글로벌 선도 기술로 제3성장축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에 따라 SK는 세미나서 논의된 △핵심경쟁력 강화 △신성장 전략 강화 △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 강화 등 지속적인 성장방안을 바탕으로 그룹의 사업구조를 '기술 선도형'으로 바꾸기로 했다.



SK가 지난 1996년 세계 최초로 휴대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에 성공, 글로벌 기업으로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앞으로는 그룹의 연구개발(R&D) 역량을 한데 모아 글로벌에서 통할 신기술 발굴해 메이저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전략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SK는 차세대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오는 2012년까지 R&D 분야에 5조7000억원을 집중 투자키로 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아울러 중국 사업에 대한 새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지난 2005년 항조우 선언 이후 추진해온 중국 중심의 글로벌리제이션에도 변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한 뒤 "국내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을 가지고 중국 사업에 나서는 공급자 중심의 접근 방법이 아닌 철저한 중국의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을 세분화하고 발전시키는 시장과 수요자 중심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는 최근 글로벌사업의 전초기지로 중국을 공략키로 하고, 각 계열사별로 세부 실행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중국에서 성공한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 판단 아래 '테스트베드(Test Bed)'로서 중국 시장을 적극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최 회장도 이미 "한국에 꼭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면 중국으로 가라"고 주문했으며 "중국에서 돈이 되는 사업을 발굴하라"면서 "한국에서 하지 않는 사업도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실행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테면 SK에너지 (111,000원 ▼1,700 -1.51%)는 국내 아스팔트 사업부 중 일부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스팔트는 SK에너지를 대표하는 수출제품. 지난 1993년부터 중국에 아스팔트를 수출하기 시작한 SK에너지는 1999년 수출 100만 톤을 넘어선 뒤 올 4월 누적 수출 1000만 톤을 돌파할 정도로 중국 아스팔트 시장에서 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다.



SK에너지는 아스팔트 사업부의 중국 이전을 통해 아스팔트 사업을 확장하고, 이를 토대로 아시아 전역에 걸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SK의 중국 내 지주회사인 SK차이나의 역할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SK차이나를 통해 중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13개 계열사의 90여 개 현지 법인과 20여 개 지사를 효율적으로 정비, 글로벌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SK차이나는 공식 언어로 중국어 대신 영어를 채택하고, 향후 3년간 점진적으로 공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권오용 SK 브랜드관리부문장은 "시장 잠재력이 높고 문화적으로 동질성을 갖춘 중국은 기회의 땅이며, 중국에서의 성공 없이는 다른 시장에서의 성공도 요원하다"며 "이번 세미나 결과를 토대로 향후 구체적인 중국 조직의 재정비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창근 SK케미칼 (35,150원 ▲50 +0.14%) 부회장,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김신배 SK C&C 부회장, 윤석경 SK건설 부회장, 박영호 SK㈜ 사장, 구자영 SK에너지 사장, 정만원 SK텔레콤 (57,500원 ▼900 -1.54%) 사장, 이창규 SK네트웍스 (4,875원 ▼625 -11.36%)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 및 회사 내 회사(CIC) 사장 등 30명과 관련 임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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