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중진들, 세종시해법 제시 못하는 당·정 성토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11.0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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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덕 "정부·대통령은 여당 위에 있는 지붕일 뿐"ㆍ홍준표 "靑, 총리 뒤에 숨지 말아야"

"청와대는 총리 뒤에 숨고, 당은 정부 뒤에 숨는 것은 옳지 않다"
"여당이라는 기둥이 허약해지면 대통령과 정부라는 지붕은 저절로 가라앉는다"

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중진의원들은 정부와 당에 이 같은 일침을 가했다.



세종시법 수정논란을 둘러싸고 정부가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고 당 내부에서 세종시 논란이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 계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홍준표 의원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는 총리 뒤에 숨고, 당은 정부 뒤에 숨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의원은 "당이 비겁하게 논쟁을 피하려다보니까 친이·친박 문제로 비화됐다"며 "어떻게 국가 백년대계 문제가 당 내 계파 문제로 비화되느냐. 이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절대 불가 원칙을 세워놓고 개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노무현 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법도 만들고 나서 지난해에 여야 합의로 개정을 하지 않았느냐"면서 세종시법 수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은 "오늘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수정 구상의 윤곽과 향후 추진 일정 등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라는데 왜 그 이전에 당·정 간 이에 대한 논의나 토론이 없었던 것이냐"며 당·정 소통 부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것은 충청도민과의 계약이고 꼭 파기해야 한다면 그들과의 논의가 있어야 할 텐데 어떤 움직임도 없이 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난 며칠 뒤에 귀띔도 없던 로드맵을 총리가 보고하는 이런 당정관계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국민투표론 주장에 대해 "충청도민은 국민 전체로 따지면 4분의 1이기 때문에 국민투표로 해서 이기자는 발상은 '비겁'이상이라며 "루이 나폴레옹이 국민투표를 실시한 이례 이렇게 비겁한 국민투표를 행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투표론을 주장한 공성진 최고위원은 "세종시는 국민의 참여 없이 만들어진 정치적 타결의 산물이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국민이 참여해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어 "국민이 이 문제를 직접 챙기는 최후의 방안으로 제안한 것"이라며 "어떻게 충청도민과의 약속인가. 국민 전체와의 약속이지"라고 맞받았다.

정몽준 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정부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찬반논란이나 언론을 사이에 둔 간접대화를 통해 정쟁을 벌이는 것이 소모적이라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며 "다만 국가 장래가 걸려있는 만큼 당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의 사례도 수집하고 충청권을 포함한 국민의 광범위한 여론을 청취해야 한다"며 "당 내 기구도 그런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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