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심각'… 위기단계 최고로 격상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9.11.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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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범정부 차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

정부가 신종플루에 대한 전염병 위기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렸다.

보건복지가족부는 3일 신종플루 위기단계를 현행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고 행정안전부에 범정부 대책기구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를 요청했다.

이는 신종플루 유행이 정점으로 치닫기 전에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동원, 유행 정도를 줄이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신종플루 '심각'… 위기단계 최고로 격상


이번 상향에 따라 우선 행정안전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치된다. 시도, 시군구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본부장이 되는 지역별대책본부가 마련된다.

특히 정부는 학생들에 대한 예방접종을 예정보다 1~2주 앞당긴 12월 초 마무리해 감염확산을 차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확보된 의사 945명 외에 군의관 등이 추가로 투입된다.



그러나 정부는 전국적인 휴교령이나 직장 통제 등 추가적 사회적 차단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박하정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 상황실장(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미 심각 단계에 준한 방역대책과 사회적 차단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국민 일상생활에 큰 변동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기단계 격상되면〓범정부 차원의 중앙재난앙전대책본부가 구성돼 정부 대응체계와 중증 환자 진료체계가 한층 강화된다. 대책본부에는 각 관계 부처 간부들이 참여해 부처별 업무 조정, 상황 통합·관리 등을 한다.

지방에는 시도별 대책본부가 구성돼 입원실과 중환자 병상 확보 및 안배, 치료제 확보, 예방접종 사업 등을 담당한다. 지역사정에 따라 의료자원을 원활히 동원하기 위해서다.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에도 중환자실 일일 모니터링 체계가 구축돼 입원 가능한 중환자 병상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현재 정부는 전국 472개 치료거점병원에서 8986개 입원병상과 441개 중환자 병상을 확보해 놨다. 중증환자 진료를 위해 이들 거점병원이 입원 환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하고 유행 시에는 추가로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항바이러스제는 연말까지 약 1100만명분(전 국민의 20% 이상)이 공급된다. 정부는 학교접종의 효과가 나타나는 12월까지 각 의료기관이 항바이러스제를 적극 투여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심각' 상향 배경은〓전염병을 이유로 최고 단계가 발령되는 것은 위기단계가 정해진 지난 2006년 이후 이번이 첫 사례다. 국가 전염병 위기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정부는 지역감염이 확산된 지난 7월21일 이를 '경계'로 상향한 뒤 이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날씨가 추워지며 신종플루가 급격히 확산, '심각'으로 올리는 계기가 됐다. 하루 평균 감염자 수가 10월 중순 1500여명에서 10월 말 8800여명으로 급증했고 2명 이상이 집단 감염된 학교도 1000곳을 훌쩍 넘었다.



이 추세라면 이달 말 신종플루 유행이 정점을 기록할 전망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예방접종 후 면역력이 생기는 12월 초까지 총력 대응해 신종플루 유행을 줄이고 정점을 늦춘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박 실장은 "앞으로 4~5주가 유행의 정점을 지나는 중요한 시기"라며 "감염자의 대폭적인 증가에 대비해 범 정부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동원하기 위해 격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신종플루 유행에 따른 피해정도는 각 시도, 시군구에서 얼마나 철저히 준비하느냐에 달렸다"며 "시도를 관할하는 행안부를 중심으로 각 시도의 의료자원 등을 동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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