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脫통신으로 성장엔진 돌린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9.10.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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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형 컨버전스사업에 올인...2020년 매출 40조원 달성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성장전략인 산업생산성향상(IPE)으로 20조원 매출을 달성하는 등 2010년까지 총 40조원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장기 성장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성장전략인 산업생산성향상(IPE)으로 20조원 매출을 달성하는 등 2010년까지 총 40조원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장기 성장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57,500원 ▼900 -1.54%)이 성장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로 탈(脫)통신을 선언했다.

그동안 통신시장에서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무대로 컨버전스사업을 전개함으로써 기존 통신시장의 성장한계를 넘어 오는 2020년 매출 4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0년까지 기존 통신사업에서 20조원, 새로운 성장전략분야인 산업생산성향상(IPE)사업에서 20조원 등 총 4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해외와 국내 비중을 반반씩 가져갈 것”이라고 장기성장계획을 발표했다.

통신시장이라는 '알'을 깨고 나와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내민 SK텔레콤의 행보는 향후 다른 통신업체를 넘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산업 전반에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SKT, 탈통신선언 왜?

SK텔레콤의 탈통신 선언은 이동전화보급율이 97%에 달하고, 경쟁이 치열한 국내 통신시장에서 더 이상 개인고객 중심의 기존 사업모델로는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해 매출성장률이 3.4%에 그치는 등 SK텔레콤도 극심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SK텔레콤은 이에 따라 이미 몇 년전부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컨버전스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성과를 미흡했다. 이는 이종산업에 대한 낮은 이해와 통신 중심의 사업모델을 앞세워 컨버전스사업을 추진했기 때문. 정 사장은 “유무선결합서비스 또한 개인위주 통신서비스이기 때문에 통신시장 성장정체의 해결사가 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정 사장이 SK브로드밴드 등 유선계열사와의 합병을 "상당기간동안 검토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 사장은 이어 “앞으로 컨버전스사업을 기존 SK텔레콤 주도형에서 타산업과의 협력형으로, 기존에 국내 성공모델을 글로벌화하는 것에서 벗어나 애초부터 글로벌을 지향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구조를 개인에서 법인으로 확장하고, 통신중심의 사업영역을 ICT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성장카드는 ‘해외+컨버전스’



SK텔레콤이 선택한 새로운 성장카드는 산업생산성향상(IPE)사업. 한마디로 협업형 컨버전스사업이다. IPE사업은 SK텔레콤이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바탕으로 다른 산업 및 공공분야의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네트워크, 솔루션,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동반 성장을 추진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유통, 물류, 금융 등 8대 산업영역을 중심으로 IPE사업모델을 적극 발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특히 “해외시장에서 직접 통신사업을 추진하던 기존 글로벌사업전략을 벗어나 SK그룹의 40여개 해외 거점을 발판으로 현지 통신사업자(MNO)와의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해외에서 IPE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1년내 1조원, 5년내 5조원 매출을 올리는 등 앞으로 IPE사업 확대에 가속도를 붙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산업별 국가별로 다양한 IPE사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중소벤처기업과 상품 및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해외시장에도 공동 진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 IPE사업의 성패는 IBM, 시스코 등 이미 유사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IT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협업을 통한 사업수주가 예상보다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SK텔레콤의 IPE사업이 제궤도에 오르려면 여러가지 걸림돌을 넘어야한다"면서도 "하지만, 솔루션, 장비 등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에 다양한 해외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국내 ICT산업 전반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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