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관계자는 29일 "이 전 회장이 지난 10일 삼성 양문형 냉장고의 파열 사고를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 후 본인이 20여년간 심혈을 기울여왔던 품질경영 기조가 무너진데 대해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1987년 회장에 취임한 후 줄기차게 품질경영을 강조해왔다. 신경영 선언도 당시 세탁기 제조과정에서의 금형 불량으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쌓인다는 사내방송을 접한 후 아직도 불량에 둔감한 사내분위기를 혁신하기 위해 시작됐었다.
질 경영을 중시하는 이 전 회장은 한 치의 불량도 용납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지난 1994년 무선전화기 출시 후 통화품질에 문제가 발생하자 500억원어치의 전화기 전량을 수거해 구미 공장의 운동장에서 '무선전화기 화형식'을 하고 불량과의 전쟁을 펼치기도 했다. 이같은 이 전 회장의 품질 경영이 오늘날 '애니콜 신화'의 원동력이 됐다.
이 전 회장은 결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는 것은 품질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고, 자신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 소비자에게 판매한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자 대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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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경사스러운 행사인 창립 40주년 기념행사를 하루 앞둔 시점에 21만대의 냉장고 리콜을 전격 발표한 것도 내부의 잔치보다 소비자들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이 전 회장의 품질 경영 정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창립 40주년 행사를 치른 2~3일 뒤에 리콜을 발표해도 늦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의견도 있지만, 소비자 문제는 한시도 늦출 수 없는 만큼 최우선 과제여서 전 인원을 동원해 최대한 빠른 시일에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사고 후 약 3주만에 원인 분석과 함께 해법을 찾고 전 서비스 요원을 투입해 이를 즉시 개선키로 한 것도 이 전 회장의 질 경영 중시의 경영철학을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