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구전략시 달러캐리 청산 우려"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10.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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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제연구팀 "신흥시장 불안 유발 가능성"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장 기대보다 빨리 이뤄진다면 신흥시장국 금융시장이 급변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초저금리 정책에 따라 활발해진 달러캐리트레이드 부작용에 대한 우려다.

한국은행 국제연구팀은 29일 '달러 및 엔캐리트레이드 비교분석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의 출구전략이 예상보다 조기에 시행되면 캐리트레이드가 급격히 청산되면서 환율 급변동과 급격한 자금유출입 등으로 신흥시장국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달러 실질조달금리(3개월 라이보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숫자)가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대표적인 조달통화였던 엔 대신 달러가 캐리트레이드 통화로 떠올랐다.

하지만 상황은 엔캐리가 활개를 치던 때와 달라졌다. 엔화 조달금리는 1990년대부터 10년 넘게 0%에 가까웠다. 조달자금을 통한 자산운용도 대부분 5년 이상 장기채권에 맞춰졌다.



반면 미국의 초저금리 정책은 오래가지 않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달러캐리를 통한 자산운용도 단기 위주가 됐다. 청산이 몰리면 자산운용처였던 신흥시장국 금융시장은 그만큼 휘청댈 수밖에 없다.

현재 대부분 선진국 금리가 1%를 밑도는 만큼 달러 조달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캐리트레이드 통화가 달러에서 다른 통화로 급격하게 바뀔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한수 국제연구팀장은 "엔화로 복귀하거나 일부에서 조달통화로 활용됐던 스위스프랑도 후보군에 속한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금리인상에 대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간 약세를 면치 못했던 달러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김 팀장은 "최근 달러 조정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것과 위험자산시장의 붐이 꺼진 것 두가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달러캐리는 비차입형 및 파생캐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엔캐리 청산보다 시장불안 정도가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신흥시장국 정책당국이 자금유출입의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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