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 본격회복인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10.2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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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실러 3개월 연속 전월비 상승…주택압류 등 부진 지속

지난 8월 미국 주요 20개 도시의 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3개월 연속 상승, 주택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여전한 의문이 제기된다. 주택 압류가 늘어나고 있고 주택 구입에 대한 세제 혜택 종료 여부도 변수이다.



마켓워치는 27일(현지시간) 주택 경기 회복을 가늠하는 지표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주택 압류 증가 등 악재들이 남아있어 주택 시장의 회복을 속단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 美 대도시 집값 3개월 연속 상승



미국 20개 대도시 지역의 집값을 반영, 산출되는 S&P/케이스실러지수는 지난 8월 전월대비 1.2% 상승했다.

케이스실러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17개월 연속 하락세다.

20개 대도시 지역 가운데 3개 지역의 주택 가격만이 전월대비 하락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가 근소한 상승세로 돌아선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개선된 지표만큼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조만간 주택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을 경고하고 있다. 주택 시장이 봄과 여름을 지나면서 주택 매매 비수기로 접어들었고, 신규 주택 구입자들에게 제공되는 8000달러 세제 혜택도 예정대로라면 11월 끝난다. 연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긴 하지만 이 역시 단기적 요인일 뿐이다.



게다가 미국의 3분기 주택압류는 전년동기보다 23% 증가한 93만7840건을 나타내 200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 압류 증가는 주택 경기가 전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투영하는 지표다. 모기지은행연합회(MBA)는 주택압류 증가가 올해 말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압류 물건은 그대로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주택 과잉 공급을 낳는다. 이는 최근 주택 가격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 높은 실업률도 소비 신뢰를 악화시키고 있다. 소비 신뢰 악화는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 주택 경기 회복 아니다?



그렇다면 지난 4개월간 지속된 주택 가격 상승세는 추가 하락을 위한 단순한 눈속임일 뿐일까. 아니면 지속된 회복의 전조일까.

도이치뱅크는 주택 시장 개선이 일시적이라고 분석했다. 니슈 수드 도이치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요소들과 기술적 요소들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봄 여름에 걸쳐 일부 초기 단계의 안정 신호가 포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수요는 세제 혜택과 투자자들이 투자 차원에서 매입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드는 "주택 압류 증가에 따른 공급 물량 우려도 반영되고 있다"면서 "초기 안정 신호는 근본적으로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택 압류는 가격이 당분간 하락할 수밖에 없는 주요 원인"이라며 "우리는 2010년 다시 주택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메론 핀드레이 렌딩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주택 압류 증가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압류의 선행지표인 모기지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실업률 증가도 결국 주택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도 10월 들어 비관론으로 돌아섰다. 가계도 고용 전망에 우려하고 있다. 컨퍼런스보드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47.7을 기록, 전달 53.2에서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최악 지난 것은 사실

그러나 주택 시장이 완연히 개선되고 있음을 알리는 목소리도 늘어나고 있다. 데이빗 블리처 S&P/케이스실러지수 위원회 위원은 "주택 가격의 전년 동기대비 하락률은 지속해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핀드레이는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주택 시장을 둘러싼 주변 여건에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불과 1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바닥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안해했다"고 밝혔다.



핀드레이는 "주택 압류가 아직 최악을 기록하진 않았지만 향후 9~12개월래에는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 시장을 둘러싼 전반적인 분위기는 회복 보다는 악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이전처럼 바닥없는 추락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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