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캠리 2500cc의 노림수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2009.10.28 07:15
글자크기

중대형시장 겨냥… 렉서스와 판매충돌 회피의도

↑토요타 '캠리'↑토요타 '캠리'


토요타가 한국시장에 배기량 2500cc(가솔린) 모델과 2400cc 하이브리드 모델을 들여온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일본에서 판매중인 3500cc 가솔린 모델을 아직 들여오지 않은 노림수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모두 3500cc 모델이 주력인데 토요타만 2500cc로 한국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캠리와 북미에서 경쟁중인 신형 '어코드'를 들여오면서 2400cc모델보다는 3500cc모델을 주력을 삼았다. 이중 3500cc급 어코드는 지난해 4948대가 판매돼 국내 수입차 모델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2400cc 모델은 1836대 팔리는데 그쳤다.

닛산의 중형세단 '알티마'의 경우도 비슷하다. 알티마 3500cc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201대, 알티마 2400cc 모델은 142대가 판매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선 토요타가 수입차뿐만 아니라 국내 중대형시장까지 겨냥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현대차 (281,000원 ▲3,500 +1.26%)가 최근 출시한 신형 쏘나타와 기존 그랜저TG가 경쟁차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 쏘나타는 얼마 전 7만 대 계약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대차 딜러들에 따르면 최근 가장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쏘나타 가격대는 프리미어 최고급 형으로 기본가격이 2580만 원이다. 여기에 내비게이션과 썬루프를 옵션으로 장착(225만원)하고, 등록비용(약 250만원)을 합치면 3055만원이 실제구매 비용이다.

최고가격대의 쏘나타는 '탑(TOP)' 모델로, 기본가격 2785만 원에 옵션가(모젠 프리미어 내비게이션+썬루프) 315만원, 등록비용 270만원을 합쳐 총 3370만원이다.


↑'캠리' 실내공간↑'캠리' 실내공간
캠리는 3490만 원의 기본가격대에 풀 옵션이 적용됐기 때문에 등록비용(약 300만원)만을 합쳐 3790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쏘나타 탑 모델과 약 400만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셈이다.

토요타코리아는 이에 대해 "초기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유통비용과 마진율을 낮춰서 고민한 가격"이라며 "배기량이 2000cc인 소나타와 비교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특히 토요타 딜러들은 "굳이 가격대와 배기량을 비교하자면 '그랜저TG Q270'급(풀옵션 적용 3500만~3600만원, 등록비 제외)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토요타 캠리의 기본가격이 3490만원이니 그랜저 TG와 가격 및 배기량이 비슷하다.

이밖에도 토요타가 3500cc급 캠리를 아직 들여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존 렉서스 'ES350'과 플랫폼(차체 및 엔진)을 공유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토요타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 'ES350'(5950만원)은 올해 지난달까지 1709대가 판매되며, 렉서스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한 수입차업계 임원은 이와 관련,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것은 내외관 디자인만 다를 뿐이지 차체 뼈대와 엔진은 같은 차"라며 "토요타가 굳이 3500cc급 캠리를 들여와 현재 잘 판매되고 있는 렉서스 'ES350'과 판매경쟁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토요타가 한국 시장에 판매될 차의 가격을 대폭 낮춘 것은 현대차와의 글로벌 경쟁구도상 전략을 담고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의 원천인 내수시장에서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어 세계시장에서 유리한 게임을 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