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 "약발은 짧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9.10.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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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금리인상 우려..일부는 IT 바이오 원자재株 권유

"단기 호재는 분명하지만 효과는 길지 않다."

시장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분기 2.9%의 전분기 대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에 대해 "환율효과 등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고무적이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주식시장의 새로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마디로 단기호재지만 긍정효과는 오래 가지 않을 거란 입장이다.

일단 시장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OECD 국가중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4분기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한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는 말했다.



김재동 세이애셋자산 주식운용본부장도 "3분기 GDP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는 모멘텀을 제공해줬다"면서 ""4분기 실적 가이던스에 대해서도 기업들이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우려했던 것보다는 경제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배중강 KTB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성장률이 나온 점은 주식시장에 분명 호재"라며 "코스피지수도 이같은 호재를 반영해서 1660대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장전문가들의 긍정적 인식이 반영되면서 코스피지수는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11시20분현재 전일보다 20.09포인트 상승한 1660.26을 기록중이다.

하지만 3분기 GDP 성장률이 국내증시의 새로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무엇보다 3분기 GDP 성장률의 질적 한계가 지적된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재고의 성장기여도가 2.9%p여서 성장률에서 재고조정 효과를 빼면 실제 성장률은 0%"라며 "따라서 3분기 성장률만 놓고 향후 경제성장을 낙관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와 내수 회복의 관건인 고용조건 개선속도가 더디고 정부 재정지출 효과도 점차 둔화되고 있어 한국경제의 질적 개선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상보다 양호한 GDP성장률이 기준금리의 조기 인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추가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성노 K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식적으로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반전한다면, 주식시장에 분명 호재"라면서도 "하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이번 3분기 GDP 성장률로 경기부양대책의 약화와 조기 출구전략 시행을 가져올 수도 있어 주식시장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예상보다 높은 GDP 성장률이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GDP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중강 팀장도 "통상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갈 때 기준금리도 같이 인상된다"며 "시장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경기상승의 신호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확대된 유동성 회수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유동성 회수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많다고 배팀장은 조심스럽게 점쳤다.

기업실적과 경기가 3분기 고점을 찍을 것이란 시장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는 점도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강경윤 맥투자자문 주식운용부장은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가 4분기 둔화전망에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4분기 경제성장률 둔화전망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1%이내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석을 통해 시장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올 연말까지 박스권(1600~1700)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결론을 제시한다.

김재동 본부장은 "코스피지수가 10월 들어 1700선에서 100포인트 가까이 조정을 받았던 점에서 다소 반등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추세적으로 상승장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면서 "당분간 1600~1700선에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소수지만 3분기 GDP 성장률을 추가상승의 모멘텀으로 해석하는 시장전문가도 있다.

김준년 한리버 캐피탈 전무는 "일부에서 우려하듯이 기업의 비용절감과 환율효과도 존재하지만, 한국경제가 선진국가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은 점은 높게 평가해야 한다"며 "기업실적이 3분기이후 고점을 지날 수 있지만 정부의 경제방향을 볼 때 내년 상반기까지 성장률 금리 재정 등 거시정책위험은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김 전무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회복될 글로벌 경기의 수혜업종은 IT, 바이오 그리고 원자재 관련주에 대한 비중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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