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양적완화책' 채안펀드 활동 접는다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10.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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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P-CBO 3000억 편입 마지막, 기존 펀드는 만기 보유

경기회복과 시장 정상화에 따라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가 활동을 종료한다. 다음달 발행 예정인 중소·중견기업 프라이머리 담보부채권(P-CBO) 편입을 끝으로 자금 집행을 마무리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5일 "자금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채안펀드를 통해 더 이상 채권을 매입해줄 필요가 없어졌다"면서 "이미 편입하기로 결정된 것 이외에 앞으로 신규로 자금을 집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안펀드는 지난해 12월 1차로 5조원이 조성돼 이달까지 약 4조1000억원이 집행됐다. 다음달 약 3000억원대의 P-CBO를 편입하면 4조4000억원 규모를 운용하게 된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채권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출범된 채안펀드는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정부의 대표적인 양적완화정책이다. 특히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A' 등급이하의 기업에 대해 회사채 신용보강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했다.



올 3월부터 시장이 급속히 정상화 수준을 회복하면서 사실상 그 존재가 유명무실해졌다. 우량 기업은 물론 일부 비우량 기업도 자체적으로 회사채 발행이 가능해질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아지면서 시장의 완충재로서의 역할이 의미 없어졌기 때문이다.

채안펀드에 출자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채안펀드가 처음 채권을 편입한 때와 비교해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채안펀드를 해산하고 편입한 채권을 시장에서 매매하는 것이 출자 금융기관들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경기가 내년 본격적으로 상승국면에 접어들 때를 대비해 채안펀드 방향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과 채안펀드의 통합운용사인 산은자산운용은 기존 운용 중인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채안펀드 만기는 운용 시작 3년 후인 2011년 12월이다.


김형기 산은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애초에 시장에서 유통이 힘든 비우량 회사채를 신용보강을 통해 '바이앤홀드(Buy and Hold)'한다는 운용전략이었기 때문에 일반 펀드처럼 교체매매하거나 펀드 청산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채안펀드가 공적 자금이 아닌 순수 민간자금으로 조성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출구전략과 별도로 시장 상황에 맞게 운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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