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두산重, 50조 UAE 원전 수주할까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10.2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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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사업자 선정 예상… 美·日·佛과 외교전

- 美GE-日히타치, 佛아레바 컨소시엄과 경합 중
- 외교전 양상… 정부 차원의 외교적 지원 필요


한국전력-두산중공업 컨소시엄이 총 400억달러(약 50조원)에 달하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 4기 건설사업을 수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 수출 사례가 됨은 물론 향후 예정된 요르단, 터키, 우크라이나 원전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으로 구성된 한전 컨소시엄은 현재 UAE의 르와이스 원전 4기 건설사업에 대한 입찰에 참여 중이다.

두산중공업이 출하한 신고리 원전 2호기 원자로.두산중공업이 출하한 신고리 원전 2호기 원자로.


다음달 중 사업자가 선정될 이번 입찰에서는 한전 컨소시엄, 미국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와 일본 히타치가 참여한 컨소시엄, 프랑스의 아레바와 GDF수에즈, 토탈이 참여한 컨소시엄 등 3곳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전 컨소시엄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최대 수혜를 받을 기업은 두산중공업이다. 컨소시엄 내에서 두산중공업은 원전의 주기기를 납품하는 역할을 하는데 통상 원전 건설 때 주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달한다.

시공을 담당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수주가 앞으로 발주될 국내뿐 아니라 해외원전사업 참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특히 조만간 재입찰을 실시할 예정인 신울진 원전1·2호기 주설비공사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내다봤다.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과 지식경제부 등 당국은 모두 이번 입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풍부한 국내 원전 건설 경험과 짧은 공기 등이 상대적인 강점이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퇴임전 "현재 국내 원전 기술은 대부분 국산화돼 있고, 건설 기간도 불과 58개월로 미국 일본에 비해 월등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한 것도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국제 수주전의 특성상 외교전의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입찰이 사실상의 외교전에 가까운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며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사격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요르단, 터키, 우크라이나 등이 원전 발주를 준비 중이다. 특히 요르단 정부의 경우 한전 컨소시엄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한전 발주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전은 터키에 흑해 지역 신형경수로(APR) 2기를 공급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이 올해 중 1기 이상 원전 건설 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며 한전은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KB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00기 이상, 적어도 700조원 이상 규모의 원전 신규 건설이 진행될 전망이다. 최근 기후변화 협약과 국제유가 불안 등으로 다시 원전의 매력이 크게 부각된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2020년까지 총 26조원을 투입, 13기의 신규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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