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찾아 삼만리" 서울 엑소더스 조짐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10.2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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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물량 부족, 이사철 지나도 가격상승

↑ 자료제공: 부동산114↑ 자료제공: 부동산114



-서울 상승 꾸준, 겨울방학대비 강남 상승조짐
-경기도 입주물량 최대, 일부지역 전셋값 하락
-서울 공급물량 부족, 전세난 가속화 심화될듯


#서울 도봉구에 사는 최지형(35·가명)씨는 다음 달 전세계약 만기를 앞두고 경기권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 최씨는 "가을 이사철이 끝나면 전세난도 잠잠해질 줄 알았는데 전세물건도 없고 일주일 새 500만원 올랐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경기도 일대 전세가 상승세가 잦아든 가운데 서울은 여전히 가격이 오르는 등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 세입자들이 입주물량이 많은 경기·인천 등으로 이주하는 '서울 엑소더스'도 나타날 조짐이다.

2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셋값은 0.1% 올랐다. 도봉구와 관악구는 0.4%를 웃도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구도 겨울방학을 대비하는 수요자들이 움직이면서 대치동 일대를 중심으로 0.12% 올랐다.



반면 신도시와 경기도는 0.01% 오르면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안양, 용인시는 전셋값이 각각 0.31%, 0.04%, 떨어졌다.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전세공급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안양시는 비산동 한화꿈에그린(774가구), 석수동 코오롱하늘채(553가구), 석수아이파크(1134가구)가 입주하며 용인시는 상현동 힐스테이트(860가구), 영덕동 신동아 파밀리(759가구), 김량장동 금호어울림(484가구) 등 대단지들이 집들이를 앞두고 있다.

↑ 자료제공 : 부동산114↑ 자료제공 : 부동산114
경기도는 연말까지 입주물량 공세로 전세가 안정화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4분기 경기·인천에서만 총 3만8000여가구가 줄줄이 입주한다. 경기권 입주물량 중 2004년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다음 달에는 경기도 4분기 입주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큰 의왕시 내손동 포일자이(2540가구)와 광명시 철산동 래미안자이(2072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고양시와 남양주시에도 연내 각각 5000여 가구가 넘는 입주물량이 집중돼 경기권 전세가뭄 해갈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서울이다. 11월 전국 입주예정인 아파트 2만5500여 가구 중 신도시를 포함한 경기·인천에 전체 63%(1만6000여 가구)가 몰렸고 서울은 863가구에 그쳤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소장은 "서울 입주물량은 지난달의 3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며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물론 500가구 이상 규모의 단지가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은 앞으로 전세수요를 소화할 공급물량이 부족해 전세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010년 1분기까지 서울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6000여 가구. 이 중 82.5㎡ 미만 소형아파트는 2895가구에 불과하다.

최성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소형아파트 공급 부족→전세물건 부족→ 월세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수급 불균형 고리가 견고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자료제공: 닥터아파트↑ 자료제공: 닥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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