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 제주도에서 열린 '2009 전국경제인연합회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작정한 듯 정치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당시 조 회장은 "오늘날 우리 정치상황은 문제를 해결해주기 보다는 문제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효성 (52,200원 ▲1,200 +2.35%)의 상황을 보면 조 회장이 미래를 예견하고 발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야당인 민주당이 연일 검찰의 비자금 수사 부실 의혹을 제기하며, 효성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등 외풍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통령 사돈기업이라는 이유로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검찰을 강하게 질타하며 정치 쟁점화에 나섰다. 여기에 조 회장의 아들들이 구입한 해외부동산과 관련해서도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급기야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반도체 인수전까지 불통이 튀었다. 채권단이 매각 대상 지분(28%) 가운데 일부인 15~20%만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즉각 야당에서 특혜 시비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시장에서 '인수철회설'이 돌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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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지난 19일 채권단과 예비입찰 실사를 위한 비밀유지동의서(CA)를 체결한 뒤 구체적인 매각일정을 조율 중이다. 아울러 법률·회계·재무 등으로 구성된 매각 자문단 구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채권단과 구체적인 매각 일정과 보증금 문제 등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예비입찰제안서 제출 후 진행되는 실사 과정에서 면밀하게 검토하고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