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딥 논란, "위기 아닌 투자기회"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2009.10.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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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애널리스트 진단과 투자전략

"한국 경제 더블딥 가능성 없다." "지금 더블딥일까요? 조정기일까요?" "경제는 아닐지라도 증시는 더블딥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 인터넷 포털사이트 주식 토론방에 네티즌들이 올린 글들이다.



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을 의미하는 더블딥(double dip). 최근 경제 화두 중 하나가 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다. 주식투자자라면 특히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문제. 더구나 최근 증시가 숨고르기를 하는데다 더블딥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주식투자자들의 불안심리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더블딥 가능성은 약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더블딥은 경기가 회복하다가 다시 내려오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현 상황은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진 것일 뿐 침체된 것은 아니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더블딥 우려로 주가가 밀리면 오히려 이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다만 유망 투자 업종에 대해서는 기존 주도주(ITㆍ자동차)와 은행ㆍ건설주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더블딥 논란, "위기 아닌 투자기회"


◆출구전략 시기가 관건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잘 맞춘다면 더블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들은 경기가 회복되는 추세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더블딥 논란은 단지 우려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책임연구원은 "경기가 다시 크게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가 이에 원만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출구전략은 시행 시기가 너무 빨라도 너무 느려도 문제가 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회복 속도 측면에서 내년 1분기가 출구전략 시행 적기로 보이는데 정부가 이 시기를 잘 맞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출구전략 시행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 팀장은 "경기가 살아나는 가운데 출구전략을 조기에 실시하면 더블딥이 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출구전략 시기는 적절히 늦춰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실장은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더블딥은 경기가 회복하다 자생력을 잃고 다시 추락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정부분 자생력도 회복되고 있다. 그 정도가 미약할 뿐이다"고 분석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도 "경기회복 속도 자체가 떨어진 것일 뿐 더블딥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더블딥 논란, "위기 아닌 투자기회"
◆더블딥 논란이 매수찬스다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공통 의견이다. 더블딥에 대한 우려만으로도 주가가 상당 부분 빠질 수 있으며 이런 현상이 오히려 투자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양경식 실장과 주상철 팀장은 더블딥 논란이 일면서 IT, 자동차 등 주도주 투자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 실장은 "긴 흐름을 보고 있는 투자자라면 주식시장에 들어와도 좋은 시기"라며 "더블딥 우려가 증시 조정을 이끌 것이므로 시장에서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보고 들어올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수출주도의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식 투자자들은 IT, 자동차 등 수출관련 업종에 여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 팀장 역시 더블딥 가능성은 적지만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많이 빠질 때가 매수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회복세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므로 조정을 겁낼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포트폴리오를 다시 채울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내년, 내후년까지 장기적으로 보는 투자자라면 역시 IT와 자동차 업종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업종에 변화 줄 시기



매수 또는 매도를 고민할 게 아니라 투자 업종에 변화를 줄 시기란 의견도 있다. 특히 은행과 건설 등이 현 장세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업종으로 꼽혔다.

김 연구원은 "증시가 반등해서 전고점까지 간다 해도 IT와 자동차업종을 담는 것만 고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업종에 변화를 줄 시기"라며 "은행 및 건설 업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강조했다.

은행은 앞으로도 예대마진이 계속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건설은 유가가 오르면서 중동지역의 수주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 등을 호재로 꼽았다.



전 연구원 역시 "1분기까진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이므로 IT와 자동차업종으로 큰 수익을 기대해선 안 된다"며 "연말에는 은행, 건설 등을 유망업종으로 보고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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