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첫 입학사정관제, '잠재력'이 당락 갈랐다

포항=신계호 기자 2009.10.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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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결과 11% 운명 바꿔, 봉사활동 473시간 '봉사왕'등 1차 합격해

"교과 수업 외에 특색있는 교육으로 사교육 열풍 잠재우는 학교가 유리합니다."

2010학년도 입시부터 전국 대학에서 유일하게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뽑는 포스텍(총장 백성기)의 1차 전형 결과, 성적보다는 ‘잠재력’이 학생들의 당락을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텍은 지난 17일 모집정원 300명의 3배수가 조금 넘는 913명의 1차 합격자를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전체의 11%에 달하는 101명이 ‘잠재력’ 요소에 의해 당락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학생부 등 서류 평가 결과가 2차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포스텍 입시 특성상 이번 1차 평가 결과는 그 동안 학부모와 수험생들 사이에서 관심의 대상이 돼온 서류평가의 가이드라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학생들의 ‘성적 상승세’ 기록 여부가 입학사정관들의 관심을 끌었다.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꾸준한 성적 상승을 기록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성적에서 하향추세를 보인 경우에는 다소 불리한 평가를 받았다.



예컨대, 1학년 1학기에 62%로 하위권의 성적을 보였으나 단 3학기 만에 17%까지 성적을 끌어올린 과학고 출신 합격자로 예년의 서류평가 방식에서는 불합격선 이었으나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잠재력이 있는 지원자로 평가돼 1차 평가를 통과했다.

또 과학봉사단을 이끌며 무려 473시간의 봉사활동을 진행했던 ‘봉사왕’도 1차 합격자가 됐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 사회에 이바지한 공로가 ‘글로벌 이공계 리더’로서의 리더십이 잠재돼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무환 포스텍 입학처장은 "무엇보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지원자, 미래에 대한 뚜렷한 계획을 세운 지원자들이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교과 수업 외에 학생들을 위한 특색있는 교육을 실시해 사교육 열풍을 잠재우는 데 앞장서는 고교들은 더욱 유리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텍 입학사정관제 1단계 서류평가는 △전임사정관 평가 △교수사정관 평가 △입학위원회 심의 등 총 3단계에 걸쳐 이뤄졌다.

포스텍은 이 달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2차 평가에 해당하는 구술면접평가를 진행하며 구술면접은 △잠재력평가 면접 △수학ㆍ과학 심층면접(수학, 과학은 물리ㆍ생물ㆍ화학 등 3개 과목 중 택일)으로 실시된다.

2차 평가는 구술면접평가의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자를 서열 없이 평가해 300명을 선발, 다음달 6일 오전 10시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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