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극우단체, 우리법연구회 매도"

머니투데이 김선주 기자 2009.10.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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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20일 개혁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 대한 보수단체의 비판과 관련, "법관의 다양성을 극우화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극우단체에서 우리법연구회를 매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법관들은 소수가 주도한다고 해서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극우단체의 주장은 법관의 수준을 비하하는 것이라 타당치 않다"며 "특정 재판에 개입한 정황이 없는데 단지 우리법연구회라고 해서 비판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법관은 정치적 판단을 하면 안 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개혁 성향 학술단체라는 이유로 매도해선 안 된다"며 "법관 개인이 보수ㆍ개혁 성향에서 100% 자유로울 수 있다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특정 연구회의 존재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다양성을 말살하려는 문제적 발상"이라며 "개혁이든 보수든 정당한 학술 활동은 보장하고 어긋난 활동은 처벌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극우단체가 특정 단체를 두고 매도하면 사법 행정권자가 보호해야지 갈팡질팡하면 안 된다"며 "다그친다고 흔들리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은 "특정 사건에서 신념을 표출하는 것은 안 된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자신의 성향을 드러낼 수는 있다"고 답변했다.


박 처장은 "우리법연구회에 대한 비판은 '학술연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비밀스러운 사조직이며 불투명하게 운영된다'는 것"이라며 "학술단체인 만큼 투명성을 갖춘 건전함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반면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은 "문형배 우리법연구회장이 지난 10일 공개세미나에서 '우리법연구회를 하나회에 비유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하더라"며 "국감에서 지적한 것을 두고 삐딱하게 반박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니 주의를 주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판사들이 이렇게 비아냥거려도 되느냐"며 "우리가 그 사람들을 해꼬지 하려는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판사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하다고 보느냐"며 "신영철 대법관의 전자우편 내용을 두고 사법부 침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오히려 국감에서 나온 얘기를 두고 비아냥대는 사람들이 사법부의 독립을 해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박 처장은 "당시 우리법연구회장의 표현이 과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 날 세미나는 국감 일정과는 상관없이 오래 전부터 예정된 것"이라며 "아직까지 우리법연구회가 집단행동의 주체로 등장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 의원이 공세의 끈을 놓지 않자 "당시 우리법연구회장의 발언에 최 의원의 지적대로 부적절한 점이 있다면 적절한 경로로 전달하겠다"고 응답했다.

앞서 우리법연구회 회장인 문형배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첫 공개세미나를 통해 "헌법을 유린하고 권력을 사유화한 하나회에 우리법연구회를 비유한 사상적 기초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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