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80弗 '무역흑자 마지노선'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9.10.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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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본격적으로 영향 "무역수지 균형 유도가 목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나들면서 무역수지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부는 당장 무역에 영향은 없겠지만 오는 12월쯤 무역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들거나 무역수지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 기준으로 사용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은 1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79.61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일 시간외 전자거래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80달러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국이 도입하는 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19일 배럴당 76.03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유가 80달러는 무역수지 흑자의 마지노선에 해당한다. 지난 2007년 12월 원유 도입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대로 상승하면서 그 달 무역수지는 57개월만에 적자로 반전했다.



지난달 원유 도입 가격은 배럴당 72.1달러 수준. 원유 가격이 10달러만 상승하면 월간 원유 수입액은 7억달러 내외 증가한다. 여기에 원유 가격에 영향을 받는 가스, 석유제품 등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도 올라 수입액을 키우게 된다.

정부는 유가가 80달러대로 올라설 경우 연말 이후 본격적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원유 현물을 선적하고 국내에 들어오는 과정이 통상 한달 반정도 걸린다"며 "지금 80달러대로 계약을 하면 12월 통계치의 도입 단가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지금 연간 무역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인 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따로 수입액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세울 단계는 아니다"며 "무역수지 균형을 유도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가 상승으로 중남미와 중동,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에 대한 수출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가가 낮게 유지되면서 러시아(-62.4%), 중남미(-25.4%) 등에 대한 수출 감소율은 전체 수출 감소율(-21.6%)를 크게 밑돌았다.

정부 관계자는 "산유국들의 경제 사정이 호전되면서 수입 수요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전자 제품이나 플랜트 제품, 유조선 등 위주로 국내 업체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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