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지난주말 배럴당 78.53달러를 기록했다. 60달러 중반에서 70달러 중반의 박스권을 형성하며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7일 연속 상승하며 75달러를 넘어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채현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 배경으로는 유가와 역(逆)의 관계에 있는 글로벌 달러화 약세, 세계 증시 회복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 고조,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 상향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과 같은 급등세는 실수요 회복에 기반되지 않았을 뿐더러, 유가의 급등세를 저지할 만한 요인들이 많아 2008년과 같은 초고유가 현상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4분기 계절적 수요 증대 및 경기 회복 기대감 유효로 중장기적으로 상승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속도가 완화될 때가 됐고 금융시장 참여자들도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이에 비하면 유가의 80달러대 진입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새
로운 충격이어서 유가가 80달러대에 진입하면 한국 증시의 상대부진 현상을 탈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유가가 오르면 무역수지 흑자가 감소하고 기업들의 달러 수요도 많아져 급락하던 환율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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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가와 환율을 평균 개념으로 보면 두 변수 모두 4분기에는 기업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신증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평균 환율은 1364원, 평균 유가는 58달러였지만 현재는 환율 1168원, 유가 73달러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환율의 변화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의 하락과 함께 경기선행지수의 전년동월비 증가율을 둔화시킬 것"이라며 "이미 기업실적 전망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의 악화를 반영해 9월말을 고점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