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금값' 위에 '나는 유가'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09.10.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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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금값대비 3.7배 상승…원유펀드 질주

'블랙골드'라 불리는 원유 가격이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최근 달러약세로 금값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유가와 비교하면 "조금 올랐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올 들어 유가는 금값보다 무려 3.7배 이상 더 높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원유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해외주식펀드는 물론 금값이 된 금펀드마저 크게 압도하고 있다.

"금값 뛴다고? 유가는 난다"
지난 16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텍사스중질유) 가격은 배럴당 78.53달러를 기록, 8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올 들어 최고치다. 이날 금값(12월물)도 온스당 1051.5달러를 기록, 전일대비 0.9달러 올랐다.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유가는 지난 한 주간(10월12일~16일) 9.42%(6.76달러)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11.21%(7.92달러)나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금값은 각각 0.27%(주간, 2.9달러), 4.18%(월간, 42.2달러) 오르는데 그쳤다. 연초이후로도 유가는 69.64%(32.19달러) 올라 금값 상승폭(18.75% 166달러)을 압도했다.

최근 유가와 금값이 크게 오르는 것은 달러약세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공통된 가격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유가와 금값의 오름폭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경기 민감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금은 전체 수요 중 상부부분이 실물과 투자수요이지만 원유는 산업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조성배 동양종금증권 (2,905원 ▲5 +0.17%) 연구원은 "금은 산업수요가 전체 수요의 10%에 불과하지만 원유는 대부분이 산업수요라 경기회복에 더욱 민감하다"며 "지난 2000년대 초반에도 산업수요가 팽창하면서 최근과 같은 가격괴리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뛰는 금값' 위에 '나는 유가'


펀드성과도 차이 커...당분간 지속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원유펀드는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펀드1(A)',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1(A)'등 총 4개로 모두 WTI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파생형펀드다. 원유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원유펀드는 아직 출시된 게 없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원유펀드 4개의 주간 평균수익률은 6.85%로 금펀드(파생형, 1.73%)는 물론 해외주식펀드(2.71%) 평균보다도 월등히 높다. 또 원자재펀드 평균보다도 1.32%포인트 높다. 1개월과 6개월 수익률에서도 원유펀드는 각각 6.65%, 24.97%를 기록, 금펀드(5.74%, 12.59%)보다 우수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펀드별로는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투자신탁 1(A)'가 1개월 수익률이 7.38%로 가장 좋았고, 이어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1(A)' 7.34%,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투자신탁 2(A)' 6.24%, '메리츠WTI Index특별자산투자신탁 1종류C-1' 5.23%로 다음을 이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유펀드가 금펀드를 앞서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될 수록 유가가 금값보다 오름폭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6,100원 ▼200 -3.17%)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유가강세는 달러약세 영향도 있지만 경기회복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며 "예상대로 내년 글로벌 경기가 한 단계 돌 경우 원유펀드의 선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배 연구원은 "유가와 금값의 괴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내년에는 배럴당 100달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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