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회사채 발행, 대우건설 '부메랑'

더벨 이도현 기자 2009.10.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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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금리 제시했지만 투자자모집 애먹어

이 기사는 10월15일(11:0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 (3,210원 ▼30 -0.93%)이 대우건설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했던 회사채 차환에 애를 먹었다. 기존 채권 보유기관을 상대로 10%대 고금리를 제시했지만 수요 부족으로 만기도래 물량을 다 채우지 못했다.



금호산업은 오는 23일 253회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신용등급은 BBB로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돼 있다. 특이한 점은 회사채 발행액. 통상 공모사채가 최소 10억원 단위로 발행하는 것과 달리 1298억원이 예정 규모로 돼 있다.

금호산업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이유는 오는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235회차 회사채 18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3년 전에 발행된 이 채권은 당시 대우건설 인수자금으로 사용됐다. 부족분은 보유현금과 매출채권을 유동화해 자체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금호산업은 만기 1년, 금리 9%후반대의 조건으로 1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태핑(사전 수요조사)을 진행했다. 그러나 일부 기관에서 인수를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발행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채권 보유 기관들을 상대로 롤오버(차환)를 문의했지만 순탄치 않았다"며 "증권사들을 통해 모집할 수 있는 액수만큼 모은 결과가 1298억원"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일부 기관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차환에 동의해 주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에는 전혀 상황이 달라졌다"며 "결국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빌린 돈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금호산업의 발목을 잡은 꼴"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1200억~1300억원으로 줄어들었고, 금리도 10%대로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만기도래 회사채가 당시 5.75%로 발행된 점을 감안하면 약 5%포인트 이상 금리를 더 얹어 차환발행 하는 셈이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회사 측의 계획대로 롤오버가 진행되지 않자 결국 금리를 얹어 10%대로 발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럼에도 만기도래분을 채우지 못했다는 것은 일부 기관들이 금호산업의 리스크를 감안해 롤오버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회사채 상환이 마무리 된다 해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11월과 12월에도 줄줄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들이 있기 때문.

11월에는 사모사채 3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고 12월에는 사모와 공모를 합쳐 총 35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이번의 회사채 상환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가 될 것 같지만 11월과 12월에도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와 첩첩산중"이라며 "대우건설 매각이 금호산업의 차환계획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12월 만기도래분(공모사채 1500억원)에 대해 "대우건설 우선협상 대상자가 확정될 테고 자산매각도 계획돼 있어 이번 보다는 상환이 순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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