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조절 가능성… 금리인상론 새 국면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9.10.16 11:25
글자크기

한은 "0.5%P 인상도 가능", 10만원권 발행 의사도

경기회복 지속과 금리인상 여부가 여전한 관심인 가운데 한국은행이 제시한 두가지 원칙이 주목을 끌고 있다. 금리 인상폭과 고액원(10만원권)의 발행에 대한 언급이 그것이다.

한은은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상폭에 대한 원칙을 내놨다. 이성태 총재는 향후 금리 인상폭에 대한 질문에 대해 "과거에 0.25%포인트씩 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0.25%포인트로 할거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0.5%포인트보다 더 높일 수 있느냐"는 데 대해선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 총재는 "원론적으로는 (금리조정은) 여러번에 조금씩 하는 게 좋다"면서도 "지난해 (금융위기후) 인하했던 것과 앞으로 (인상)하는 것은 통상적인 베이비스텝과는 다르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출구전략이 실행되지 않는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언급은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과 인상 유보 시사에 따른 상당기간의 금리 동결 예상론에 대해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9일 금통위 이전까지는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한차례(0.25%포인트), 내년 초 한차례(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됐었다. 이 총재가 임기 만료(내년 4월초)전까지 돈을 푸는 금융완화 정책에 대해 궤도 수정을 해 후임자의 부담을 덜어주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이 총재가 "앞으로 금융완화 기조는 당분간 유지하면서 4분기 이후의 완만한 경제성장, 선진국경제, 원자재시장 등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히면서 조기 금리 인상론이 수그러든 상태였다. 올해 금리를 못 올리면 내년 4월 이전에 두차례 인상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예상도 있었다. 모두 금리 조정은 한 차례에서 0.25%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예상에 기반한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 14일 국감을 통해 반전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된 것이다. 내년에 한차례 0.5%포인트를 올리면 기존의 예상수준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인상폭에 대한 언급(0.25~0.5%포인트)은 원칙일 뿐이라며 일단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조정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일 뿐"이라며 "급격히 내린 만큼 예상 수준 이상의 인상도 가능하다는 말이지만 국내와 글로벌 경기회복 여부를 봐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지난번 금통위 당시의 유화적인 입장에서 크게 바뀐 것은 아닐 것"이라며 "위기 상황의 급격한 인하(5.25→2%)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도 필요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은은 10만원권 발행에 대해서도 발행 여부를 다시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업무현황 보고를 통해 "5만원권이 올해 상반기에 발행됐고 그 성과와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10만원권 발행 여부를 다시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것. 10만원권 발행은 정부의 지난해 12월 협조 요청에 따라 발행 추진이 중지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한은 쪽은 "지난해 말 중지 당시와 입장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필요성은 언급할 수 있고 지난해 국감 질의에 대한 처리·회신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