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속도 무섭다… 1155원, 또 연저점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10.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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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원화 정상화 과정"… 일부선 "1100원대 초반 갈 수도"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월24일 1154.5원 이후 1년여 만에 최저수준이다. 15일 환율은 전날보다 9.7원 내린 1155.1원에 마감했다.

1150원은 주요 연구소들이 연말 전망치로 내놨던 수치다. 이젠 전망 조정도 불가피해졌다. 한 민간연구소 연구위원은 "1100원대 초반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율이 내리는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글로벌달러 약세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 3~4월 동유럽국가를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불거졌을 때도 달러약세를 점치는 시각이 있었지만 그리 강하진 않았다. 얼마간 잠복기를 거친 달러약세 기조는 지난 9월들어 가속이 붙더니 이젠 대세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달러약세는 유로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달러/유로 환율은 9월 한달간 2% 상승했다. 그만큼 유로에 대한 달러가치가 내려갔단 뜻이다. 이날 달러/유로 환율은 1.4955달러로 불과 3개월만에 0.1달러가 올랐다.



원화만 나홀로 강세인게 아니라는 점에서 최근 환율하락이 무조건 쏠림현상 때문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원화는 정상화하고 있고 달러 가치는 장기적으로 약세 과정에 들어섰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계속될 걸로 예상되고 채권시장에선 아직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요인이 남아있단 이유에서다. 한국의 경제회복 속도나 외환시장 수급을 보면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니란 뜻이다.

하지만 환율 내리막이 계속되면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 같은 부작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환율이 증시 발목을 잡는 현상도 빚어졌다. 이날 1670선을 웃돌던 코스피지수는 상승폭을 줄여 1658.99에서 마감했다. 환율이 1150원대 들어서며 수출관련주 약세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환율하락이 수출주도주에는 분명 부담이 될 것"이라며 "환율이 수출가격 측면에선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미국 등 세계경제가 회복되서 수출물량이 증가하면 그 타격은 다소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으로선 환율하락이 달갑지만 않다. 특히 하락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여러차례 시장에 당국의 존재감을 확인시키기도 했다. 그래도 아직은 속도조절 차원을 넘어서 적극적인 개입에 나설 거라고 보는 시장참가자들은 드물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실장은 "원화를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글로벌달러 약세인데 속도조절 이상으로 당국이 시장에 들어가면 시장참가자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맡기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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