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 3월29일, 처음으로 1만선을 돌파, 상승기류를 이어가던 다우지수는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로 2007년 10월 1만4164를 찍고 급락세를 걸었다. 급기야 지난해 10월6일 하루동안 3.5% 급락하며 1만선 아래로 내려섰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앞서 지난3월초 저점을 찍은 증시는 이후 53% 반등한끝에 1년만에 다시 다우지수 다섯자리 지수에 도달했다.
◇ 더 간다: "투자자, 본격적으로 돌아올 계기"
해리스 파이낸셜의 칼 벡 파트너는 "1만선을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은 증시의 위험이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는 안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간의 '제로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갈 곳을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넘쳐나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 특징이 랠리의 연장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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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금융과 제조의 대표주자인 JP모간체이스, 인텔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3분기에도 예상을 웃돌면서 지금까지 시장을 떠나있던 투자자들의 복귀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J.P모간이 3분기 36억달러에 달하는 순익을 낸 것은 증시 급락을 불러온 금융위기가 사실상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인텔의 실적 개선은 정보기술 산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안도감을 줬다"고 말했다.
지수 1만선을 계기로 차익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하이타워 투자자문의 커트 라이만 이사는 증시는 지금까지 그같은 우려를 딛고 상승해왔다고 반박했다. "최근 랠리에 동참하지 못한 투자자들과 펀드매니저들은 수익률에 조바심을 갖고 있다"며 추종 매수에 따른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더 못간다:"1만 도달, '매도 총성' 될수도"
시장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지수 1만선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이다.
기술적으로나 펀더멘털상으로는 '1만'이 갖는 의미가 별로 없으며 단지 '심리적 상징성'을 지닐뿐이라는 것이다. 여전히 기업실적이 의미있는 개선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실적개선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상승해왔다는게 경계론의 골자이다.
월가의 영향력 있는 은행 애널리스트 메리디스 휘트니도 13일 실적개선을 앞지른 주가급등을 이유로 골드만 삭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춘 바 있다.
허버트 파이낸셜의 분석에 따르면 증권사의 투자보고서 가운데 단기적으로 주식비중 확대를 추천한 비율은 32%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달은 물론 이달초에 비해서도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그만큼 가격급등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며 시장 고점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3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지난 6월이후 하락세를 지속 4.2%까지 떨어진 점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달러화 급락속에 금값이 치솟는 것은 금융시장과 미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캔어코드 애덤스의 미 주식 담당 이사 데이브 로벨리는 "다우지수가 1만선 위에서 머문다면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 1만선에서 차익매물이 쏟아질 경우 수개월의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잭스 이쿼티 리서치의 선임 투자전략가 찰스 로트블러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고객들에게 다우지수 1만선 도달을 매도신호로 받아들일 것을 조언했다. "추가 상승여력과 하락반전 위험을 비교해보면 하락 위험이 훨씬 커진 상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