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하이닉스 인수제안서에 뭘 담을까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9.10.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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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부담에 15~20% 부분 인수 유력

효성 (52,200원 ▲1,200 +2.35%)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반도체 인수 제안서에 어떤 내용을 담을까.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반도체 매각 관련 특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효성은 금명간 채권단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제안서에는 희망 인수 지분 규모, 가격, 자금 조달 계획 등이 상세히 담긴다. 현재로선 28% 전량이 아닌 15~20% 가량의 부분 인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14일 "당초 오는 15일 효성이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었다"면서 "구체적인 지분 규모나 희망 가격을 제시하면 외환은행 주재로 채권단이 모여 매각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효성이 인수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효성의 인수 의지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가격이나 인수 지분 규모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효성 관계자는 "15일은 채권단이 정한 날짜고, 아직 인수제안서 제출일을 확정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9개 주식관리협의회 기관은 효성이 제시한 인수 조건을 검토한 뒤, 예비실사를 거쳐 우선 협상자를 선정한다. 다만 최종적으로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계약이 마무리 된다.

가장 큰 관심은 효성이 사들일 하이닉스 지분 규모. 당초엔 주식관리협의회에서 내놓은 28% 전량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인수자금이 4조원 가량 필요한 탓에 효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때문에 효성이 일부 지분인 15%~20%를 인수한 뒤 자금 사정이 나아지면 추가로 사들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인수 가격이 당초 예상의 절반 수준인 2조원 가량으로 낮아진다.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채권단은 효성이 대주주가 되면 경영권을 방어해 주는 우호 세력이 될 수 있다. 추후 잔여 지분을 효성이나 시장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밖에 효성이 10% 지분만 사들인 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분을 늘려가는 방식도 거론된다.



그렇더라도 효성의 인수 부담이 작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효성이 금융회사 차입이나 회사채 발생 등을 통해 조달이 가능한 자금은 1조원 안팎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결국 최소 1조원은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끌어들여야 한다.

효성이 분할매수를 인수제안서에 담을 경우 '특혜' 시비는 한층 가열될 수 있다. 지분 전량을 팔겠다고 했던 채권단이 효성이 단독으로 뛰어들자 '분할매각'으로 방식으로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된 터다.

효성 측은 "매각 지분을 '전부'에서 '일부'로 변경해 특혜를 줬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채권단도 "43개 기업군에 매각 안내서를 발송할 때 일부 지분 매각 조건도 담겨져 있었다"면서 "매각 절차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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