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늘었는데, 고용사정 정말 좋아졌나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9.10.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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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들어 취업자가 7만명 이상 늘어나는 등 고용이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실업률도 낮아졌다. 고용지표상 고용사정은 분명히 호전됐다.

그러나 정부의 표정은 여전히 밝지 않다. 기저효과와 정부의 재정투입 효과를 감안할 때 실제로 고용사정이 호전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취업자 증가는 '기저효과'=14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취업자는 2380만5000명으로 지난해 9월과 비교할 때 7만1000명(0.3%) 증가했다.

이는 취업자가 3000명 증가에 그치며 불안한 플러스(+)로 돌아섰던 지난 8월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08년 11월 7만8000명 증가한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공공행정, 보건 및 사회복지, 전문과학기술업 부분의 증가세가 유지된 가운데, 그동안 낙폭이 컸던 제조업 및 건설업 취업자의 감소폭이 줄어든 결과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고용사정이 크게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산업분야별로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업에서 43만1000명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마련한 희망근로나 청년인턴 등 공공부문 일자리 사업 40만개가 포함돼 있다. 공공부문을 빼면 사실상 별로 늘어난 것이 없다.

실제로 고용이 회복된다면 정부의 공공사업을 빼도 일자리가 늘어나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 계절조정 통계를 보면 보다 명확해진다. 9월 계절조정 취업자는 전월대비 9000명 증가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달 고용이 크게 늘어난 주요 원인을 '기저효과'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 9월 서브프라임발 경제위기가 본격화되면서 고용사정이 급격히 나빠졌다. 고용통계가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한 변동치 임을 감안할 때, 지난달 고용수치가 크게 늘었다고 해서 실제 고용사정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8월까지 저조한 모습을 보이던 수출이 9월 들어 활력을 보이고 있는 점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고용에 긍정적이다. 이 결과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이 3.0%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정부는 수출회복에 따른 고용이 증가했다는 해석에 신중한 모습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수출회복이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맞지만, 아직 수출효과가 고용에 나타났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고용률 하락 '왜?' =9월 고용률은 59.2%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취업자가 7만명 넘게 증가했는데, 취업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그 원인은 인구증가율을 취업자 증가율이 따라가지 못하는 점에 있다. 고용률은 취업자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눠 계산한다.

통상 15세 이상 인구증가율은 매년 약 1% 가량 증가하는 반면, 취업자 증가율은 소수점 아래에서 움직인다. 9월에도 취업자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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