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살아나자 '더블딥' 논쟁 치열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10.1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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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금융부실·유럽발 위기·출구전략에 따른 침체 무시못해
-"더블딥 우려 과장됐다" 반론도
- 경제전문가·전현직 재정부 장관도 시각 엇갈려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경기전망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다. 한편에서는 '더블딥'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완만한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더블딥’ 불가피='더블딥'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지난해 글로벌 위기를 가져온 위험요인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첫번째 위험요인은 위기의 근원지인 미국의 금융부실이다. 투자은행의 부실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가계대출 부실의 위험도 여전하다.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비농업 고용 동향에 따르면 미국의 일자리는 26만3000개 줄었다. 이는 18만개 감소에 그칠 것이란 예상을 뛰어넘은 수치였다.

유럽 주택가격의 급격한 조정과 동유럽 외채상환에 대한 우려도 있다. 경제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출구전략에 따른 침체를 예상하기도 한다.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달 AFP와의 인터뷰에서 "2011년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중단되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더블딥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다.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14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상황에 따라 내년 세계경제가 심각한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도 전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개최한 경제정책위원회에서 "출구전략을 쓰거나 안쓰거나 더블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블딥 과장됐다"=반면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낙관론자들은 미국의 금융시장의 부실이 완전히 가셨다고 말할 수 없지만 지난해와 같은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영국과 프랑스, 일본은 모두 5분기만에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섰고 미국도 3분기에는 플러스로 전환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리먼 사태와 같은 충격이 재발할 가능성이 적을 뿐만 아니라 있더라도 각국의 정책공조를 감안할 때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는 급진적인 시행을 염두에 둔 것으로 크게 우려할 사항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지 않기 때문에 출구전략이 극단적 위기를 가져올 것이란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외부에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외환충격이나 공황에 빠질 가능성은 적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고용동향도 더블딥 가능성을 낮췄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9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7만1000명 늘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7만8000명 증가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실업자는 82만6000명으로 지난해 12월 78만7000명 이후 가장 적다.

이와 관련 제임스 아담스 세계은행 수석부총재는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계 수출보험기관 연맹(번 유니언) 연차총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속적인 재정정책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역할 재설정 △중앙은행의 저금리 통화정책 등이 전제되면 더블딥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날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도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강 특보의 더블딥 전망에 장관의 생각이 달라진 것이 있냐는 질문에 "아니다. 한국경제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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