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인수설 '무성'=지난주 명동에는 중견 건설업체 A사와 통신장비 제조업체 B사의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A사는 매각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으나 상당 규모의 부채가 감춰져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B사는 이미 인수 계약금이 지급됐다는 게 내용이었다.
명동 관계자는 "이들은 중소기업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보고 현 시점을 투자적기로 판단한다"면서 "투자자들은 1000억원 가까이를 보유한 자산가도 여럿 있을 정도로 자금 동원력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명동도 그동안 주식담보대출로 근근이 영업을 해오던 터라 이들 투자자의 중개 요청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명동에선 기업인수 중개작업에 나서면 통상 매각대금의 1~2%를 중개수수료로 받는다.
◇추천 1순위는 제조업=현재 인수·합병(M&A)시장에는 주로 제조업체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매물로 나오나 명동에선 제조업체를 적극 추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험상 시장 흐름에 따른 매출 변동폭이 큰 IT업체보다 매출이 안정적인 제조업체에 투자하는 게 실패부담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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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관계자는 "제조업체는 현재 적자 상태여도 매출만 적정한 규모라면 기업을 정상화한 후 일정 수준의 수익을 담보할 수 있다"면서 "업력은 있으나 일시적 경영난에 빠진 제조업체를 투자처로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실제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매출규모가 큰 제조업체를 놓고 명동업체간 중개 경쟁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들 업체가 인기매물인 만큼 매각가격도 높아질 수 있다. 명동업자들은 이런 기업에 대한 인수중개권을 확보하기 위해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하기도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기업가치가 저점에 달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수요와 영업부진을 타개할 수단을 찾던 명동업자들의 필요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면서 "올 연말까지 중소기업 인수 중개를 둘러싼 명동 내 경쟁이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