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첫 거래를 시작한 동양생명보험 (5,710원 ▲20 +0.35%)은 공모가 1만70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1만57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낮은 시초가로 장 초반 3.8%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10%가까이 하락한 뒤 바닥을 맴돌고 있다. 거래량은 300만주가 넘었다.
공동주관사인 모간스탠리 창구에서는 매도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공모받은 외국인들이 손절매하는 물량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투자증권 등 일부 물량을 받아간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자보다는 팔자움직임이 강해보인다.
KB투자증권은 개장 전 동양생명의 낮은 유통주식비율은 주가변동성을 확대시킬 전망이나,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생명보험은 지난달 29~30일 공모주 청약 당시만해도 경쟁률이 평균 12.67대1로 성황을 이뤘지만, 10월 공모주의 저주를 풀지는 못했다. 최근 상장한 아이앤씨테크와 네오위즈벅스도 급락으로 출발했고, 9월말 상장한 쌍용머티리얼 (2,085원 ▼25 -1.18%)과 케이엔더블유 (4,650원 ▼50 -1.06%)의 경우 30%가까이 거품을 걷어낸 후에야 반등이 시작됐다.
특히 10월 들어 공모주의 굴욕행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공모주 저주에는 외국인과 기관들의 '공모주 단타'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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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펀드매니저는 "일부 단기 투자자들은 가급적 공모 첫날 매도를 원칙으로 하는 것 같다"며 "얼마 전까지 활황이라 첫날은 대부분 시세가 나더라는 등의 기대감이 작용했을 뿐, 밸류에이션이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동양생명보험의 부진은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을 보유하고 있는 CJ (124,600원 ▲1,500 +1.22%), 신세계 (154,900원 ▼1,300 -0.83%), 한화 (29,650원 ▲250 +0.85%)의 반응도 시원치 않다. 전일 5%전후의 오름세를 보였던 삼성화재 (369,500원 ▲3,000 +0.82%)와 CJ제일제당 (310,500원 ▼11,500 -3.57%)도 소폭 하락하며 뒷걸음질쳤다. CJ제일제당 (310,500원 ▼11,500 -3.57%)은 삼성생명 주식 96만주(4.8%)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 수혜주로 꼽히던 동양메이저는 하락했다. 다만 동양생명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동양종금증권 (2,950원 ▲10 +0.34%)과 동양매직, 동양시스템즈는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10월에는 첫 생명보험사인 동양생명보험에 이어 대어급 진로, 포스코건설,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이 줄줄이 상장될 예정이다. '10월 공모주의 저주'가 계속될지 예측은 어렵지만 불안한 흐름인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이 같은 '공모주 단타'가 계속된다면 당일의 증시 분위기가 정답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