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1조 몰리는 은행 '히트'상품

권화순 기자, 도병욱 기자 2009.10.07 17:26
글자크기
시중은행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고금리'로 시중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출시된 지 1개월이 안 돼 1조원을 돌파하는 '대박' 상품이 줄줄이 탄생하고 있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정기예금이 은행으로 몰린 데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펀드 환매자금의 '은행 유(U)턴'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박' 상품이 아니더라도 일반 정기예금의 금리도 상승세를 탔다.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탓에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5%에 바짝 다가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1조 예치 '대박' 예금=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출시한 하나은행의 '369정기예금'은 6일 현재 1조2562억원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판매 19영업일 만에 예치금이 1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반 정기예금보다 증가 속도가 30%이상 빠르다"면서 "3,6,9라는 용어로 안내를 하니 고객들이 쉽게 이해한다"고 전했다. 상품 구조도 금리 상승기에 적합하다. 3개월, 6개월, 9개월 등 기간별로 중도해지를 해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자전거 정기예금'도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녹색성장'이란 트렌드를 적절히 활용해 마케팅 전략을 세운 게 주효했다. 이 상품은 8월 24일 출시를 했는데 한달여만에 1조원을 훌쩍 넘었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에도 가입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데다 카드 사용 실적과 연동해 추가로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어서다.


한국씨티은행의 'A플러스'예금은 15일 만에 예치액이 5000억원을 넘었다. 지점 수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대히트' 상품이라는 평가다. SC제일은행의 '두드림 패키지'는 지난달 14일 출시됐는데 14일만에 9039명이 가입했다.

◇정기예금 1년제 금리 5% 눈앞= 일반 정기예금 금리도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우리은행은 지난 1일부터 '키위 정기예금' 1년제 금리를 연 4.7%로 적용했다. 기존 금리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5일부터 '수퍼 정기예금' 1년제 금리를 기존 4.4%에서 4.6%로 0.2%포인트 올렸다.



현재 외환은행의 '예스(YES) 큰기쁨 예금'은 조건에 따라 4.7%(1년 만기 기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한국씨티은행도 거래실적에 따라 '프리스타일 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 금리를 4.5%로 적용하고 있다.

또 수협은행은 5일부터 1년제 기준 4.8% 금리를 제공하는 '큰사랑 특별예금'을 2000억 한도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말까지만 해도 은행권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가 3% 중반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달 만에 1%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1년제 정기예금 금리가 연 5%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며 "만약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정기예금 금리는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