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위기극복의 마침표

문형구 고려대 경영대 교수 2009.10.0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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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위기극복의 마침표


장면 1.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국제통화기금은 세계경제가 최저점을 지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2010년 상반기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완만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의 회복세를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장면 2. 거시경제의 여러 지표들을 보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우리나라가 경제위기의 늪을 벗어나 회복기에 들어 서기 시작한 것 같다는 경제 당국자나 전문가의 말을 들을 때마다 회복은커녕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상태 때문에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어느 중소기업 경영자의 분노가 섞인 푸념.



경제 회복여부에 대한 인식의 정도는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 경기의 지속적 회복이든 더블딥에 의한 경기하강이든 이제 무언가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점이라는 점일 것이다.

즉 이제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바는 봄이 언제 올는지 확신하지는 못하더라도 겨울의 추위 속에서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듯이 이제는 불경기 속에서 침체하였던 조직의 활력을 되살리는 방안을 찾아내는 일이다.



◇조직 활력의 시작: 긍정적 감정의 공유

어떻게 조직의 활력을 살릴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긍정적인 자극을 받아 힘을 얻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만나면 만날수록 오히려 좌절하고 불편해 지는 경우가 있다. 만날수록 힘을 얻을 수 있는 관계는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을까.

활력을 주는 관계는 긍정적 감정을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이를 위해서 첫째, 경영자들은 구성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감정노동(emotional labor)에 대해 아낌이 없어야 할 것이다. 항상 즐겁고 유쾌한 감정을 표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 조심하여야 할 점은 긍정적 감정의 순수성(혹은 리더십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할 소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은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해 다양한 유머를 사용하면서도 귀에 거슬리는 부하들의 유머는 질책을 함으로써 오히려 분위기를 더 경직되게 만드는 행동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감정을 스스럼없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긍정적 감정의 공유에서 활력으로



긍정적 감정의 공유가 활력을 일으키는 관계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3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구성원들이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진지한 의사소통과 협조 그리고 참여를 통하여 자율성을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

둘째,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할 때 구성원들 사이에 기회주의적 행동이나 생각이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구성원 상호간에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고 공유하고 이를 통하여 지식과 역량이 증진되어야 한다. 셋째,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 대한 매력을 높임으로써 구성원들이 조직 속에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여 높은 소속감과 응집성을 갖도록 하여야 한다.

다섯째, 경영자와 구성원 사이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 경영자와 구성원 사이에 신뢰가 높다든지 두 사람사이의 관계와 자신을 일치시킬 때 공유된 감정이 활력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속적으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모 기업에서는 구성원들에게 최고경영자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익명으로 전달하게 하고, 경영자가 전달된 내용에 대하여 감사, 해명, 가벼운 질책, 심지어 변명까지 포함하여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알리고 있었다.

인간의 행복은 어떤 행동을 하던 어떤 수단을 사용하던 단순히 잘 먹고 잘 살아 즐거운 감정을 느끼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혹은 자신이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여기는 덕목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천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즐거움을 만끽할 때 진정한 행복을 갖게 된다.

따라서 즐거운 감정이 자율성과 능력 그리고 소속감을 통해 진정한 행복으로 그리고 그것이 활력에 가득 찬 관계로 전환되도록 만드는 것이 위기탈출 막바지에 경영자가 집중해야 할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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