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1000$ 돌파, 증시 추가상승 신호"

오재열 IBK투자증권 이사 2009.10.0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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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金 가격비율, 초장기 상승 사이클 초입

[마켓인사이트]

"金 1000$ 돌파, 증시 추가상승 신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선을 돌파하며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동시에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글로벌 주식시장 또한 6개월 넘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위험선호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금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주된 이유는 글로벌 약달러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달러화의 석유 결제를 중단하고 다른 바스켓 통화 내지는 금으로 대체한다는 소식마저 전해지면서 달러화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다만 명목 달러화 지수의 경우 사상최저 수준인 직전 저점 근처까지 하락했다는 사실과 G7 재무장관회의에서 글로벌 약달러로 인한 환율시장의 불균형(Disorderly) 문제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달러화의 석유결제를 중단하겠다는 논란거리가 제기되고 있고, 달러가치 하락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달러 가치도 하락할 만큼 하락했을 것이라는 또 다른 해석도 가능한 시점이다.



궁극적으로 안전자산선호현상과 위험자산선호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오버랩 현상은 오래가지 못한다. 시장은 언제나 위험회피 아니면 위험선호라는 2가지의 의사결정사항 중 한 가지만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될 경우 상당기간 동안 쏠림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다우지수 대비 금 현물 가격의 비율(DGR: Dow-Gold Ratio)을 살펴보면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이 초장기 상승 사이클의 초기국면이라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DGR이 역사상 최저 수준에서 저점(Trough)을 기록한 뒤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1920년 이후 DGR의 장기 추이를 보면 주식 중심의 위험자산의 버블현상이 3번에 걸쳐 나타났다. 대공황 직전의 버블, 한국전 이후부터 베트남 전쟁까지 그리고 1990년 이후 최근까지 이렇게 3차례다. 버블 형성 이후에 미국 증시는 버블 붕괴 내지는 장기간 박스권 장세가 전개된 바 있다. 버블 붕괴과정에서 대공황이라는 쓰라린 경험을 겪어야 했고, 베트남전 당시 미국 주식시장이 상투를 기록한 이후에는 20년 가까운 장기 박스권이 전개되는 지루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나타나기 전에도 주식시장을 비롯한 거의 모든 위험자산에서 버블이 형성됐고, 이로 인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보호신청을 계기로 버블이 일시에 해소되는 양상이 전개됐다. 각각의 사례를 보면 버블 붕괴 이후 DGR이 10배 이하로 내려갈 경우 주식시장은 장기적인 상승 사이클로 진입하는 초기국면이 시작됐다는 사실이 특징적이다.

현재 DGR 비율은 10배 아래로 떨어졌다가 반등하고 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초장기 상승국면으로 진입하는 초입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상품시장이 거품 붕괴 이후 회복 과정에 있지만 기대만큼 상승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과 금값이 모든 자산의 버블 붕괴 과정에서도 급등추세를 지속중이지만 DGR이 바닥권에 진입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의 위험 프리미엄이 해소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고점 도달 후 하락할 수 있는 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미국 증시의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값의 경우 1930년대와 1980년대에도 그랬듯이 DGR이 바닥권에서 반등하는 국면에서도 일정기간 상승했었다. 따라서 추가적으로 금값의 상승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글로벌 위험프리미엄 해소과정이 지속될 경우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미국 기업의 신용스프레드는 서브프라임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2007년 초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리먼 파산 이전 수준까지 축소된 상황이다.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였던 전세계 주요 금융기관의 위험 프리미엄인 CDS 프리미엄 평균값이 리먼 파산 전 수준을 깨고 하락 추세에 있다.



과거 미국 경제의 위기 이후를 봐도 위험 프리미엄이 해소되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하락하면서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전 이후 베트남 전쟁이 있을 때까지 미국 증시는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1966년 이후 500~1,000p 사이에서 등락이 거듭되는 장기 박스권 장세를 나타낸 바 있다. 1974년 1차 오일쇼크 여파로 미국 증시는 단숨에 급락한 반면 금값은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금 가격이 하락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급격히 해소되는 과정에서 다우지수는 500p선 근처에서 박스권 상단인 1,000p선까지 단숨에 상승했다.

따라서 최근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 대에 진입함으로써 추가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오를 만큼 오른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다우지수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회복 추세는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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