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달러결제 중단? "현실성 없다"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10.07 04:29
글자크기
카타르 쿠웨이트 사우디 등 산유국들이 6일(현지시간) 원유의 달러 결제 중단을 모색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일제히 부인하고 나섰다.

◇ 아랍 러시아 등 일제히 "사실무근"



다우존스에 따르면 카타르 석유상과 쿠웨이트 재무장관은 이날 이같은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 참석중인 무하마드 알 야세르 사우디 중앙은행 총재도 이같은 보도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디미트리 팬킨 러시아 재무부 차관도 인디펜던스의 보도는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5일자 '달러의 종말'(The demise of dollar) 제하의 기사를 통해 걸프만 산유국들이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등과 함께 원유의 달러 결제 중단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더이상 달러가 안정적인 결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판단, 달러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며 이들이 선택한 새로운 국제 결제 수단은 일본 엔, 중국 위안화, 유로화, 금. 신설 걸프협력기구(GCC) 공동 통화 등과 연동하는 바스킷 통화다.


이 신문은 걸프국 등의 이 같은 움직임이 최근 금 가격 급등을 설명해준다며 9년 내 달러 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미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일본 등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은 달러 폐기를 위한 비밀 회의도 가졌다.



◇ 정치적-경제적 실리 없어, 조기 현실화 회의적

그러나 전문가들 역시 이같은 논의가 현실화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BNP 파리바의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의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우디가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일본 및 여타 아랍 국가들 역시 미국과의 정치적 긴장을 초래할 이같은 움직임에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또 보도된 내용이 현실화 되는데는 무려 9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통화바스켓에 포함된 위안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결제통화로 사용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걸프 협력기구(GCC) 공동통화는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개념이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은 보고서에서 "이같은 복잡한 바스켓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과거의 경험이고, 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료체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기술적 어려움과 더불어 무엇보다 산유국들이 현실적으로도 달러화를 대체할 결제수단을 추구할 유인도 아직까지는 크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은 이들 국가들의 외환보유고가 미 국채를 포함한 달러자산으로 대부분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