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사건' 폭로자 정부대책 요구에 열띤 호응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09.10.0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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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민에게 2년간 성폭행을 당한 은지(가명·11)의 사연을 알렸던 김태선씨(35·여)가 6일 새벽 글을 남겨 아동성폭행 방지에 대한 의견을 냈다.↑동네 주민에게 2년간 성폭행을 당한 은지(가명·11)의 사연을 알렸던 김태선씨(35·여)가 6일 새벽 글을 남겨 아동성폭행 방지에 대한 의견을 냈다.


동네 인근 주민들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은지(가명·11)의 사연을 알렸던 담임교사 김태선씨(35·여)가 글을 올려 아동성폭력범죄 처리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경북 포항 모 초등학교에 재직중인 김씨는 6일 새벽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아동성폭력 방지와 피해자 구제를 위해 '친권제도 개선', '민원처리 효율성 제고', '피해자구제책 마련', '언론의 책임보도' 등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공개했다.



김씨는 "친인척에게 성폭행당한 소녀를 단지 보호자라는 이유로 되돌려 보낸 사건을 기억하냐"며 "(성폭행 당한)아이들을 사각지대로 몰아넣는 구조적인 문제는 대부분 친권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년여간 은지를 도우며 은지엄마의 협박으로 마음고생이 컸다"며 "친권은 지금 시점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범정부차원의 대책도 요구했다. "국가의 3요소 중 하나인 국민이 다 크기도 전에 찢겨 죽어나간다"며 "속히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대처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폭력 신고 전화 한통만으로 일사천리로 피해자가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또 "방송3사나 언론사들은 끝까지 책임보도를 해달라"며 한 번에 끓다 싸늘해지는 '냄비현상'을 경계했다. 김씨는 "지난해 은지의 사연이 공중파를 탄 후 다른 방송사에 친권문제로 도움을 청했다가 타사와 연결돼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언론이 공익정신을 발휘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씨의 글은 6일 오후 5시 현재 7만 건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김씨의 용기 있는 행동을 응원했다.

김씨는 최근 등굣길에 초등생 여아를 성폭행해 평생장애를 안겨준 일명 '조두순 사건'으로 아동성폭행에 대한 여론이 불거지자 지난달 30일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제자 은지의 사연을 다시 전했다.


포항 외지의 마을에 살던 정신지체아 은지는 지난 2006년부터 2년간 마을 아저씨와 중·고교 학생 여럿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이 사실을 안 김씨는 경찰에 신고, 은지는 대구의 보호시설로 옮겨져 생활하다 올해 2월말 포항의 한 아동보호센터로 돌아왔다. 현재 은지는 포항소재 학교에 재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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