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춘 뚝섬4구역 "주인 나타날까"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10.0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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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보다 10% 낮은 3500억원에 3차 공매… 건설업계 반응은 냉랭

"매각가를 3.3㎡당 5000만원 이하로 낮추기 전에는 아마도 새 주인 찾기 어려울 겁니다. 땅값을 낮출 수 없다면 사업부지 용도라도 바꿔주던가. 그 비싼 땅에 호텔 지어야죠.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적용받죠. 도저히 수지가 안 맞아요." (A분양대행사 대표)

서울시가 뚝섬상업용지 4구역의 땅값을 낮춰 이달 중순 3차 재매각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건설업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지난 4월과 9월 1,2차 재매각 당시(3880억원)보다 매각 예정가가 380억원 낮아졌지만 사업성이 떨어지기 여전하다는 것이다.



3.3㎡당 6000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땅값도 부담되지만 숙박시설 의무건립(연면적의 30%), 주거시설 비율 제한 등 사업장 용도도 문제다.

시행업체인 B사 대표는 "땅값, 용도 등 사업조건이 달라지지 않는 한 기획력과 자금력을 겸비한 시행사들이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최초 낙찰자인 P&D홀딩스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실패해 고배를 마신 만큼 보수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분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건설사들을 살펴봐도 비싼 금싸라기 땅에 호텔을 지어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업체는 손에 꼽힐 정도"라며 "매각 예정가나 사업지 용도 가운데 1개는 파격적으로 조정해야 사업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건설과 대림산업이 각각 추진하고 있는 뚝섬상업용지 1,3구역의 분양 성적이 신통치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분양대행사인 C사 대표는 "뚝섬상업용지에서 먼저 분양한 주변 단지의 계약률이 좋지 않은 만큼 새로운 상품이 아니면 승산이 없다"며 "한강 초고층 개발 등으로 뚝섬상업용지의 희소가치가 3∼4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시가 매각예정가를 내렸다고는 하지만 지난 2005년 최초 매각 당시 예정가인 1832억원(3.3㎡당 3191만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비싸다"며 "고가 낙찰한 업체들이 홍역을 치른 만큼 서울시가 매각 예정가를 더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뚝섬4구역의 용적률이 600%에 달하는 만큼 승산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시행사 대표는 "분양가상한제와 주거비율제한이라는 2중 악재를 극복할만한 참신한 기획력과 자금력만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며 "PF를 조달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려면 시행사나 건설사가 아닌 사업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펀드 등이 모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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