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재무약정' 결론 계속 못내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10.0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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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재무약정' 결론 계속 못내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 여부가 채권단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채권은행이 항공·해운업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약정 체결에 반대하는 데다 한진도 유예를 요청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두고 금융계 일각에선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기도 한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한진그룹 채권자 협의회를 열고 한진 (19,760원 ▲180 +0.92%)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한진과 재무약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채권은행들이 한진과 약정 체결을 놓고 여러 이야기를 하는데 의견이 일치되지 않고 있다"며 "곧 결정이 나겠지만 이번에 그냥 넘어가면 다른 기업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농협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 부채권은행 가운데 일부는 약정 체결에 반대한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항공이나 해운업은 대규모 유형자산이 많아 장기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약정이 체결되면 회사의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돼 영업과 자금조달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 신인도를 고려해서라도 (약정 체결을) 유예하는 것이 맞다" 덧붙였다.



은행권의 또다른 관계자는 "한진이 6개월 정도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한진이 약정 체결에 결사적으로 반대해 채권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는 애초 지난달말 열린 채권단협의회에서 한진에 대한 약정 체결이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은의 약정 체결 의지가 분명한 데다 지난 4월 1차례 유예를 받은 한진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23,550원 ▲300 +1.29%)한진해운 (5,570원 ▼70 -1.24%)의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계 일각에선 일부 채권은행이 한진을 지나치게 배려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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