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위원·소장자짜고 골동품가격 10배 뻥튀기"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10.0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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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소장자와 감정위원이 짜고서 골동품 가격을 10배로 부당하게 올려 공공박물관 등 기관에 판매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윤환 한나라당 의원은 5일 서울 세종로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에서 진행된 문화부 국정감사에서 "골동품 업계와 콜렉터 사이에 골동품 가격을 임의로 조작하고 부풀려서 엄청난 국고가 탕진되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 의원에 따르면 전남 강진의 강진청자박물관은 지난 2007년 '청자 상감 연화·목단·국회 절지문 과형 주자'를 10억원에 구매했다.



강진청자박물관이 도자기의 진위여부나 시세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3명의 전문가에게 진위여부 및 시가감정을 의뢰했고 이들 전문가들이 시가 9억5000만~11억원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성 의원이 이 도자기를 한국고미술협회의 감정을 거친 결과 현재 가격은 약 8000만~9000만원선에 그쳤다. 정 모씨 등 3명이 감정한 가격의 10분의 1도 안되는 가격이다.



성 의원은 강진청자박물관이 감정을 의뢰했던 3명이 1990년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하고 문화재위원 및 문화재위원장을 지난 정 모씨, 현재 경기 광주 소재 조선관요박물관 관장으로 있는 최 모씨, 조선관요박물관의 학예팀장으로 있는 장 모씨 등 3명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 3명은 과형 주자의 뚜껑이 없고 손잡이 부분이 수리돼 있는 등 흠결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작품성이 높은 우수한 유물이라고 강조했다며 "최 모씨는 2007년 6월 이 도자기 감정시 '손잡이와 물대의 균형이 안정적'이라며 "국가지정(보물급) 문화재로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극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 의원은 "(상업적 골동품 소장가) 이 모씨가 소장하고 있는 이 도자기를, 최 모씨가 관장으로 있는 조선관요박물관 소장 도자기로 오인할 수 있도록 이 박물관의 전시회도록에 싣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골동 도자기업계는 물론 수집가들에게도 이들 3명의 감정위원을 비롯해 상업적 소장가 정 모, 이 모씨 등은 소위 ○○○사잔이라 불릴 정도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성 의원은 "(강진박물관 건에서 감정위원으로 활동한) 정 모씨가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재직하던 1993~1999년 기간 동안, 그리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던 2007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의 5000만원 이상 도자기 구입자료를 확인한 결과 모든 도자기 거래에 있어 정 모씨가 최종 구매위원으로 개입했다"고 말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의 도자기 구매과정에서 강진박물관 사례가 없었다고 장담할 수 있겠냐"며 "지금 당장 국립박물관과 공공박물관의 문화재 구입경위, 가격, 감정위원 위촉시 문제점 여부, 감정가격 적정성, 지급된 매매대금 흐름상 문제점 여부에 대해 감사원 감사 수준의 광범위하고 철저한 감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고미술품 유통과정에서 폐단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철저히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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