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나영이사건', 은지사건 부각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09.10.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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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30일 경북 포항의 교사 A씨가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허술한 성폭력 피해자 구제에 대한 글을 올렸다. ↑ 지난 달 30일 경북 포항의 교사 A씨가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허술한 성폭력 피해자 구제에 대한 글을 올렸다.


등굣길에 성폭행을 당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하는 9살 나영(가명) 양의 사연으로 여론이 시끄러운 가운데 한 교사가 성폭행 당한 제자를 돕다가 지쳤다는 사연을 올려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30일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자신을 성폭행 당한 제자를 돕다가 지친 초등교사라 밝힌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2008년 초부터 성폭행 당한 반아이를 돕다가 너무나 허술한 사회 안전망과 무관심에 절망을 느껴 삶의 의욕마저도 꺾여 간다"며 글을 시작했다.



A씨에 따르면 경북 포항 외각 오지마을에 사는 은지(가명·11) 양은 2006년부터 2년간 마을 인근 아저씨와 남학생등 5~6명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은지의 아버지는 8년 전 사망했고, 은지 양과 은지 양 어머니 모두 지적장애를 안고 있다. 심지어 한 40대 버스기사는 은지 양과 은지양 어머니를 동시에 성폭행했다고 알려졌다.

A씨는 글을 통해 "성폭행 당한 우리 반 아이를 보호하려고 할 수 있는 일은 다했지만 해결이 안된다"며 울분을 토했다. A씨는 "교육청이나 학교는 되레 법적 신고자로서 의무를 다한 나에게 '문제교사'라는 낙인만 찍어버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데 우린 기본적인 생존권마저 보장되지 않는다"며 "이번에 바로 잡지 못하면 감당이 되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 '제2의 나영이' 은지(가명)양을 돕자는 인터넷 청원↑ '제2의 나영이' 은지(가명)양을 돕자는 인터넷 청원
A씨의 글은 5일 현재 10만 건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여러 게시판으로 퍼져나갔다.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A씨에게 응원을 보내는 한편 인터넷 서명 청원을 개설해 '은지를 돕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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