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배출증가, 극지방 바닷물 산성화 초래"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10.0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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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가 극지방 바닷물의 산성화를 초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조개류 껍질이 녹아내리는 등 생태계 먹이사슬 붕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4일 영국 가디언(Guardian)지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의 장 피에르 가투소 교수는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주최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미래의 해양'이라는 컨퍼런스에서 "북극지역 해수가 산성화되고 있는데 이는 전체 먹이사슬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발표했다.



가투소 교수에 따르면 공장이나 발전소,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4분의 1은 바다로 흡수된다. 이 양은 하루 600만톤에 이른다.

바다로 흡수된 이산화탄소는 탄산으로 바뀌는데 이 때문에 바닷물의 산도가 높아진다. 바닷물의 온도가 낮을 수록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흡수된다. 그만큼 더 산성화되는 건 당연하다.



1리터의 바닷물 속에는 10억에서 100억마리에 이르는 단세포 생물과, 100억에서 1000억마리의 바이러스 등 미세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의 산도가 높아지면 이같은 생물부터 바로 영향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홍합 등 조개류의 껍질이나 어류의 생활공간인 바닷속 산호초가 녹아 없어진다. 다양한 바다새나 청어 연어 고래수염 등 동물들의 먹이가 되는 미세 연체동물들도 죽는다. 바닷물의 산성화가 전체 생태계의 먹이사슬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이 때문에 제기되고 있다.

가투소 박사는 "대기권 내 에어로졸(공기 중을 떠도는 미세입자) 분사를 통해 태양열을 막아 지구온난화를 막고자 하는 해결책을 내놓지만 이 경우에도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및 그로 인한 바다의 산성화는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부식성 산성을 띠는 북극해의 비율이 2018년 10%, 2050년 50%, 2100년 10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세기 말이면 북극해 전체지역이 생물이 살 수 없을 지경에 이른다는 뜻이다.

이어 "전 지구 바닷물의 산도도 (2100년경) 평균산도의 3배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이같은 산성화는 지난 2000만년간 유래가 없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지난 2007년 기후변화로 인해 2100년까지 20~60㎝ 해수면이 상승할 수 있다는 등 내용의 제4차 종합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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