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획재정부와 자동차공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는 당초 전망치인 105만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GM대우,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9월 판매실적을 보면 지난 한 달간 총 판매량은 55만2746대. 이 중 내수판매는 13만756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7.2%나 늘었다.
강남지역의 한 현대차 영업직원은 "비인기 색상을 제외한 차량은 계약 후 최소 1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며 "지난달부터 공장이 3교대로 풀 가동하고 있지만 출고일정은 본사에 알아봐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하반기 들어 7월 '뉴SM3'(르노삼성)와 '산타페 더 스타일'(현대차), 8월 '투산ix'(현대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GM대우), 9월 '소나타'(현대차) 등 올 하반기에만 신차 5종을 내놨고, 올 연말까지 기아차의 중대형 모델과 '뉴SM5'(로노삼성) 등 2개 차종도 선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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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리무진(현대차)과 라세티 프리미어(GM대우) 등 기존 모델의 일부분을 고친 '페이스 리프트' 모델들도 최근 시장에 나왔다.
이 같은 예상을 뛰어넘는 신차 '돌풍'은 내수 살리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정부에 '천군만마'가 되고 있다. 정부는 내수부진이 심해지자 전후방 효과가 큰 자동차의 개별소비세를 6월까지 한시적으로 30% 감면하고 10년 이상된 노후 차량을 교체할 때 세제 지원 혜택을 주는 '고육책'을 동원했다. 이 결과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2.3% 가운데 0.8%를 자동차 효과가 차지할 정도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재정건전성 악화로 정부의 재정여력이 바닥난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같은 자동차 시장에 대한 인위적인 재정 지원이 불가능해 고민이 컸지만 기대 이상의 '신차 효과'가 정부 고민을 덜어주고 있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신차 출시로 인한 판매증가가 얼마나 GDP와 내수에 영향을 줄 지에 대한 정밀한 분석자료는 아직 없지만, 후방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상당한 영향을 줄 것 만은 분명하다"며 "하반기 내수 진작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신차 판매 호조가 내수 경기의 완연한 회복으로 연결될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신차 구매 증가가 연말까지로 예정된 노후차 세금혜택 등 정부의 세제지원 효과인지, 혹은 실제로 소비자들의 소득 증가에 따른 것인지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 2가지 요소가 결합되면서 신차 효과가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