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F쏘나타' 때문에… 카드사들이 긴장했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10.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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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최근 신형 모델 'YF쏘나타'를 출시한 이후 신용카드 업계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카드사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YF쏘나타의 판매 호전이 현대카드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YF쏘나타 효과는=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276,000원 ▲3,500 +1.28%)가 지난달 17일 출시한 YF쏘나타의 예약물량은 5만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YF쏘나타의 높은 인기로 현대카드의 카드이용 실적도 올 연말까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신용판매 실적 중 신차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이른다.



↑ YF쏘나타↑ YF쏘나타


아울러 오는 11월 기아자동차에서 준대형 신차 모델인 'VG'(프로젝트명)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현대·기아차 그룹의 신차 출시가 자칫 카드업계 판도까지 바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속한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80% 수준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다 정부의 세제지원 효과로 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면서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인기 차종들이 출시될 때마다 현대카드는 카드사용액(카드론·현금서비스 제외)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현대·기아자동차를 구입하는 현대카드 고객들은 통상 선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데다, 30만 포인트를 미리 받아 구매 대금을 치르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이후 현대카드를 메인카드로 이용한다.

실제로 2004년 9월 NF쏘나타 출시 이후 같은 해 4분기(10~12월) 현대카드 카드사용액은 4조210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2% 급등했다. 이는 전분기 증가율(7.6%)에 비해 두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현대자동차의 '스테디 셀러'인 아반테HD가 출시된 2006년 6월 이후 같은 해 3분기(7~9월) 현대카드 사용액도 6조207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6% 늘었다. 같은 해 1분기와 2분기 증가율이 각각 2.5%와 0%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눈에 띄는 증가율이다.


◇삼성이냐 현대냐 =올 상반기 현대카드는 시장점유율(은행계 포함) 10.3%를 기록하며 10.6%의 삼성카드 (39,300원 ▲900 +2.34%)를 바짝 추격했다. 이런 상황에서 YF쏘나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올 하반기 점유율 순위에 변화가 있을 거란 예상이 나온다. 양사는 신한카드(20.3%)와 KB카드(15.6%)에 이어 업계 3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이혁재 애널리스트는 "현대카드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삼성카드의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면서 "현대자동차의 YF 쏘나타 출시와 11월 출시 예정인 기아자동차 VG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용실적의 연내 역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카드의 저력도 만만치 않아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카드가 경기상황에 대한 보수적 판단으로 올 상반기 적극적인 영업을 자제했으나 올 하반기 들어 영업·마케팅을 부쩍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하반기에 삼성카드 할인쿠폰, 의료지원 서비스, 부동산 지원 서비스, 삼성 모바일 기프트 카드, 아파트카드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잠잠했던 지난 상반기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 비중을 크게 늘리며 체력을 비축해둔 덕에 영업·마케팅을 강화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말 현재 삼성카드의 현금성 자산 비중은 경쟁사들의 2배에 달하는 13%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카드 경영진이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더 이상의 보수적인 영업 전략으로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며 "보유하고 있는 현금규모나 이제까지의 리스크관리 능력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 삼성카드의 영업확대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카드가 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한다는 점도 3위 경쟁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 삼상카드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7.5%로 현대카드보다 9.9%포인트 앞선다. 단순히 시장점유율로 업계 판도를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카드의 점유율 하락은 삼성카드의 이용실적이 줄기 보단 현대카드와 비씨카드의 이용실적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데 따른 결과"라며 "보유현금과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반으로 삼성카드가 저력을 발휘하면 3위 경쟁은 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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