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한진 재무약정' 놓고 막판 진통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09.3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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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재무구조 개선 안돼" vs " 하반기 호전 기대"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놓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2시 채권자협의회를 열어 대기업 구조조정 중간평가에서 재차 불합격 판정을 받은 한진 (19,560원 ▲80 +0.41%)그룹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앞서 채권단은 29일에는 협의회 소집을 하루 연기했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부 은행이 재무약정 체결에 다른 의견을 내는 바람에 1일 오전 다시 의견을 취합하기로 했다"며 "이를 토대로 최종 결론을 내 한진그룹에 곧바로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한진과 재무약정 체결 방침을 정하면 한진은 30일 이내에 자구노력 방안을 담은 약정을 맺게 된다. 채권자협의회는 한진의 주채권은행인 산은 외에 농협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되며,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 여부는 산은이 최종 결정한다.

채권단은 당초 한진에 대해 재무약정 체결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이 올 상반기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실적 부진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못한데다, 올 4월 1차 평가 때 재무약정 체결을 유예받으며 확약서를 작성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현재 각각 534%, 201.8%로 높다. 또 대한항공 (22,700원 ▼150 -0.66%)은 올 2분기 1273억원, 한진해운 (5,530원 0.00%)은 286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채권단 일부는 해운업 등의 특수한 업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진도 하반기 실적개선을 이유로 약정 체결에 반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3분기를 지나면서 한진그룹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환율 구도가 개선되면서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한편 채권단은 구조조정 중간평가에서 처음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은 STX (7,630원 ▼40 -0.52%)그룹에 대해서는 최근 실적 개선 전망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STX팬오션이 현금 7000억원가량을 갖고 있고, STX그룹도 4조원 규모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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