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정두언 "내 음반은 불법복제라도"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09.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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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30일 서울 광화문 KT 아트홀에서 4집 쇼케이스를 가졌다.

이날 쇼케이스는 방송인 임백천의 사회로 진행됐다. 가수 박상민, 이민우, 티아라, 에그 등이 게스트로 우정출연해 정 의원의 앨범 발매를 축하했다.

정 의원은 쇼케이스 뒤 기자회견에서 "내 음반은 불법복제해도 괜찮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 잘 끝났나. 잘 모르겠다. 준비하는 동안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이제 속이 후련하다. 최선은 아 이더라도 차선은 한 것 같다. 많은 친구들이 도와줬다. 잘 돼야 할 텐데 걱정이다. 음악인들이 열정을 갖고 일하는데 요새 불법복제가 많다. 안타깝다. 하지만 내 음반은 불법복제 해 줬으면 한다. 4집까지 냈는데 히트곡 하나는 있어야지 않겠나. 노래방에서 친구들이 히트곡 하나 없다고 야단친다.



- 4집에서 애착이 가는 노래는.
= 타이틀곡 '희망'도 좋고 트로트곡 '바람 되어 다시 오마'도 좋다. 나머지도 다 좋다. 녹음하다 보면 다 애정이 간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지 않나. 어떤 이는 중독성이 있다고 한다.

- 공연기금으로 심장병 어린이를 도와오고 있는데.
= 처음 서울시부시장 퇴임할 때 직원들에게 선물용으로 준비하다가 음반을 냈다. 그때 얼마나 팔리겠냐 했지만 수익금은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뽀빠이 이상용씨와 친한데 심장병 어린이 돕기를 하고 있으니까 그쪽에 주면 잘 쓰겠구나 해서 돕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12명 수술했는데 가수 활동하면서 12명밖에 못 도왔다는 것도 창피한 일이다.

- 노래하는 정치인으로 좋은 점은.
=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다. 많이 알려져서 좋은 것도 있지만 이미지가 나빠져서. (하하)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 국회의원이라고 꼭 점잖게 다니는 것은 아니다.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노래하는 게 소신이다.


- 가요프로그램에 출연 생각은,
= 주위에서 아직까진 정치인 가수로 평가한다. 아쉽다. 행사장 가면 사회자들이 소개할 때도 국회의원 가수 정두언이 나오는데 지겨워도 참아달라고 한다. 불만이다. 그래서 4집을 예명으로 하려고도 했다.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 가수로 불려가는 게 소망이다.

- '동료' 연예인들과 친한지.
= 많다. 오늘 못 온 친구들도 많다. 가수 설운도씨가 나보다 어린데 친구하자고 하더라. 오늘 자켓도 빌려줬다.



- 가요계 라이벌은.
= 감히 어떻게. 일본에도 노래하는 국회의원이 있다고 한다. 같이 공연하자는 얘기가 오간 적 있다. 러시아에도 그런 의원이 있다고 들었다.

- 정치와 음악의 공통점은.
= 연예인이랑 정치인은 같은 과다. 인기를 먹고 산다. 다른 점은 연예인은 대중을 기쁘게 하는데 정치인은 기분 나쁘게 한다는 것이다. 재미라는 화두를 갖고 산다. 정치도 재미있어야 한다. 노래는 그런 점에서 중요하다.

- 음반시장 불황으로 접어드는데.
=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63빌딩에서 불법복제 토론회 행사를 한 적이 있다. 음반 시장이 거의 죽었다. 그건 창작을 안 한다는 거다. 문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심각하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게 안타깝다. 디지털 음악시장의 수익 배분 구조가 불합리해서 생기는 문제다. 수익을 플랫폼 사업자가 거의 가져간다. 그러면 제작자들은 창작의욕이 없어지는 거다. 장기적으로 제작자가 없어지면 플랫폼 사업자도 시장이 없어지는 거다. 그런 면에서 서로 공조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 앨범 낼 때 이명박 대통령이 코멘트 있었나.
= 하하. 노래하고 다니는 것을 대통령은 썩 마음 내켜하는 것 같진 않다. 전에 "자넨 말이야 자네가 노래 잘 한다고 생각하냐"고 했다.

- 평소에 즐겨듣는 음악은.
= 슬픈 음악을 좋아했던 것 같다. 이번에 쇼케이스 준비하는데 안무 선생이 웃으라고 하더라. 전엔 웃으면 노래를 못할 줄 알았다. 웃으면서 노래하니까 나도 즐겁고 듣는 사람들도 즐겁다.

- 무대 중독증 있는 거 아니냐.
= 1~3집은 아마추어로 만든 거고 4집은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프로처럼 만든 거다. 4집에 와서야 비로소 진짜 가수가 된 거다. 4집까지 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4집이 마지막 앨범이다. 이번이 마지막인데 히트곡을 내자는 게 욕심이다.



- 1~4집 앨범마다 특징은.
= 1집은 올드팝 리메이크였다. 1만5000부정도 팔렸다. 교보문고에서 내 코너도 만들어줬다. 5주 동안 베스트 앨범이었다. 세션도 없이 만든 앨범이었다. 2집 때는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3집은 1, 2집 섞어서 만든 베스트앨범이었다. 제대로 만든 앨범이 4집이다. 진정한 1집인 셈이다.

- 어떤 가수로 남고 싶냐.
= 국민가수까지는 아니더라도 국회의원 가수라는 타이틀은 안 들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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