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도 임대 '왕따' 재현하나?

머니투데이 김수홍 MTN 기자 2009.09.30 17:35
글자크기
< 앵커멘트 >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중 임대아파트 단지를 일반 아파트단지와 분리해 짓는 방식을 택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임대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수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서초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굽니다. 3천 4백 가구가 지어지고, 이 가운데 63%는 분양아파트, 37%는 국민임대와 장기전세 등 임대아파틉니다.

지난 28일 고시된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지구를 관통하는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왼쪽은 분양, 오른쪽은 임대 단지로 분리돼 있습니다.



서울 강남지구도 큰 길에서 가장 멀리, 가장 안쪽에 영구임대와 장기전세 단지들이 한 데 모여 있고 분양아파트는 멀찍이 떨어져 있습니다.

고양 원흥지구 역시 분양과 임대아파트가 분리돼있고, 영구임대와 분양전환이 안 되는 국민임대만 6차로 길 건너에 뚝 떨어뜨려 놨습니다.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 주민 사이에 벽을 허물기 위해 정부는 2005년부터 분양과 임대를 섞어짓는 '소셜믹스'를 도입했고, 판교신교시나 은평뉴타운, 장지지구 등에서 임대 분양 혼합단지가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보금자리 단지에 임대주민도 분양주민도 서로 섞여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셜믹스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녹취]하성규 / 중앙대 도시및지역계획학과 교수
"고소득층이나 자가 주택 집단이 (임대혼합을) 싫어한다 하더라도 공공이 개발할 경우에는 적절하게 믹스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사회적으로."



연구결과 임대와 분양아파트 비율이 비슷할 경우엔 따로 떼어놔도 주민 갈등이 생기지 않지만, 분양 비율이 임대보다 높은 단지에선 임대 주민들에 대한 차별과 임대 단지의 슬럼화가 나타났습니다.

보금자리 지구는 분양과 임대 비율이 6:4 정도고, 임대아파트 중 분양전환 되는 물량을 계산하면 7:3 정도로 분양아파트 비중이 높습니다.

[녹취]서수정 / 건축공간도시연구소 박사
"임대주택이 저소득층 거주지로 낙인이 되고 그러면 사회적 소외현상이라든지 그로 인한 임대주택 거주자들의 반사회적 행동이라든지 사회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지요."



대규모 임대아파트 단지를 분리해 '보금자리주택 = 임대주택'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굳히게 된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수홍입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