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임금삭감에 증권 공기업 속타네

머니투데이 유윤정 기자 2009.09.30 16:18
글자크기

거래소 노조 "일방적인 삭감 문제 많다"… 정부, 예산통제로 삭감

금융감독원이 기존 직원의 임금을 5% 삭감하면서 그 여파가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으로 미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올해 임원 임금 삭감에 이어 직원 임금 삭감 압력까지 받자 당혹스런 모습이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감독당국인 금감원이 선뜻 직원 급여 5% 삭감에 동의하자 노사간 임금협상을 벌이고 있는 금융 공기업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정부의 '고통분담'에 성의껏 동참했다는 분위기지만 직원들의 추가 임금삭감이 현실로 다가오자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작년 10월 예탁원은 임원 임금의 31.5%를, 거래소는 약 40~50% 삭감했다. 임원급여가 고참부장들보다 적어지면서 임원 승진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정부기관 경영정보공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거래소와 예탁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9120만원, 예탁원은 8865만원. 5% 삭감시 8664만원과 8422만원을 받는다.



여전히 고임금이지만 이들 노조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거래소와 예탁원을 포함한 공공기관 노조는 전날 청와대 앞에 모여 임금삭감은 있을 수 없다는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흥열 거래소 단일노조위원장은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일반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지 의문"이라며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임금 인상을 해도 모자랄 판에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임금 삭감은 문제가 많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정부는 금융공기업이 임금 체계를 개편하지 않으면 예산을 깎거나 경영평가 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임금 삭감을 마냥 회피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정부가 이를 감안해 예산을 편성할 것으로 알려져 임금 삭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예탁원 관계자도 "올해 인건비 관련 예산이 작년보다 8% 삭감되면서 노조와 협의가 불필요한 항목은 이미 자율적으로 조정했다”며 “고통분담차원에서 이미 많이 줄인 상황에서 또 5% 삭감이라니 답답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