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기조 유지 "불황형 흑자도 벗어날 것"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9.09.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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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4억$ '전월의 절반'… 車·조선 수출부진은 조업일수 감소탓

상품수지 흑자가 줄면서 8월 경상흑자 규모가 전월에 반토막이 났다. 전문가들은 기조적인 변화보다는 조업일수 감소 등 계절적인 원인에 무게를 두면서 일정기간 흑자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환율효과가 감소하는 상황이지만 유가, 세계경제 회복속도 등에 따른 변수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車·조선사 휴가여파 경상흑자 반토막
'8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을 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20억4000만 달러 흑자로 7개월째 흑자 기조는 유지됐다.

하지만 흑자규모는 7월보다 23억2000만 달러 줄어들며 지난 1월 이후 최저치였다. 특히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34억6000만달러로 전달 61억3000만달러의 절반에 그치며 경상흑자 감소분의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상품수지 감소분 27억 달러를 서비스수지, 자본수지 등이 4억 달러 정도 상쇄한 것이다.



한은은 주요 수출품인 승용차와 선박 수출이 지난해 8월에 비해 각각 26%, 33.8% 줄어들며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승용차 수출은 14억8000만 달러로 7월(18억9000만 달러)보다 4억 달러 이상 줄었고 선박도 24억6000만 달러 수출로 전월보다 8억 달러 가량 감소했다.

또 철강제품과 기계류·정밀기기 등도 각각 지난해 8월에 비해 수출 규모가 31.9%, 32.1% 감소했다.

반면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29억4000만 달러 수출)는 전년보다 5.3% 줄어드는데 그쳤고 디스플레이 패널(21억9000만 달러 수출)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28.8%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동차, 선박 수출 부진에 대해 해당 품목 수출이 둔화된 것이라기보다는 휴가 등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조선업체의 휴가로 해당 품목 수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이라며 "9월을 포함해 향후에는 이전과 같은 수출규모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흑자 기조는 유지, 환율효과 영향력 둔화
향후 경상 흑자는 일정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최근 수출동향을 볼때 상품수지 흑자폭이 8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계절효과가 해소되면서 9월에는 40억달러 내외의 흑자규모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또 연간 경상수지 흑자 예상치인 290억 달러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1 ~ 8월 중 경상흑자는 281억5000만 달러였다. 다만 세계경제 추이, 유가나 환율변수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도 곁들였다.

수출보다 수입감소폭이 더 큰 불황형 흑자에서도 점차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수출이 악화되지는 않겠지만 경기회복으로 국내 소비가 살아나면서 수입감소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흑자규모가 줄면서 불황형 흑자에서도 점차 벗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1100원대로 내려앉은 영향에 대해서는 수출감소 같은 부정적 영향이 이전처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이영복 팀장은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IT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는 가격경쟁력이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라며 "환율효과가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실장은 "환율이 채산성에 영향을 주긴 하지만 세계경제가 좋아지는데 따른 수출물량 확대가 더 뚜렷할 것"이라며 "환율 하락에 따른 부정적 효과보다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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