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高에 수출은 '울상' 내수는 '활짝'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9.2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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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車업체 순익, 하반기에만 1000억엔↓

엔고가 일본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통화 가치 상승이 가격 인상 부담으로 이어지는 일본 수출기업들에게 엔고는 치명적이다. 반면 자국 통화의 강세는 내수 기업들에겐 저가 경쟁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달러 환율이 계속 90엔 이하에 머물 경우 토요타, 닛산 등 자국 내 7대 자동차업체의 순익이 하반기에만 약 1000억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닛산자동차의 고위 임원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엔고가 계속될 경우) 이머징마켓에서 거둬들인 수익이 일순간 날아갈 버릴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닛산은 엔/달러 환율이 88엔까지 떨어지면 하반기 순익이 약 400억엔 감소할 것으로 자체 전망하고 있다.



엔고 타격은 비단 자동차업체뿐만이 아니다. 해외 대형 공장들에 공장 운영시스템을 납품하고 있는 요카가와일렉트릭은 최근 선물 계약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추가 엔 강세를 걱정해서다.

그러나 선물 계약은 단기적인 실적 악화 여파를 다소 완화시켜주는 역할밖에 할 수 없다. 선물 계약의 효력은 제한적이며 장기적인 실적 안정은 엔화의 약세 전환 없인 불가능하다. 결국 엔고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기업들은 사업 계획을 수정, 생산을 줄이거나 해외 생산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

반면 내수 소비재업체들은 엔고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 자연 수입가가 떨어지고 그만큼 가격 인하 여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소매업체 세븐앤아이의 자회사 이토-요카다는 일찌감치 수입 과일과 수입 야채의 가격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 판매 제품의 70%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가구 및 인테리어 상품업체 니토리는 엔/달러 환율이 1엔 하락할 때마다 7억~8억엔의 조달비용 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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