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관리는 대표적인 불황산업. 신용정보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경기회복 때문만은 아니다. 금융권이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을 잇따라 매각하면서 '일감'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30일 금융지주회사들에 따르면 올 2분기 계열 신용정보사들의 외형과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우리은행의 자회사 우리신용정보는 올 2분기 채권추심을 통한 매출이 79억5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했다. 또한 △KB신용정보 123억3200만원(-3%) △기은신용정보 27억8000만원(-16%) △SG신용정보 124억원(-9%) △진흥신용정보 35억9100만원(-22%) △솔로몬신용정보 99억2300만원(-11%) △세일신용정보 37억3100만원(-16%) 등 대부분 업체의 실적도 줄었다.
이들 신용정보사는 신용조사, 민원대행 등도 맡고 있지만 주력사업인 부실채권 관리가 부진하면서 실적이 뒷걸음질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와 한신평정보 (10,490원 ▲40 +0.38%)를 제외한 15개 신용정보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포인트 떨어졌다.
더구나 은행들은 올 하반기 부실채권을 20조원가량 털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을 현재 1.5%에서 연말까지 1%로 낮추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시중은행들이 설립하는 민간배드뱅크도 신용정보사에는 복병이다. 배드뱅크에 넘겨진 부실채권이 해외투자자 등에게 매각되면 신용정보사들의 일감은 더 줄어들게 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신용정보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부실채권(일감)이 줄어든 가운데 개인회생제도, 신용회복위원회 등도 영향을 미쳤다"며 "과도한 파산신청 등 채무자들의 도덕적해이가 확산되면서 채권회수율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지주 (54,900원 ▼1,000 -1.79%) 자회사인 신한신용정보는 올 상반기 채권관리부문 매출이 170억8300만원으로 전년보다 25%가량 늘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은행, 카드 등 신한지주 내 부실채권 위탁이 크게 늘고 외부에서도 상당액을 수주했다"며 "효율적인 채권추심과 인력관리로 영업이익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