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 2조원대 부동산 보유··최후의 수단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주간사단이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효성 (52,200원 ▲1,200 +2.35%)에게 매각 대상인 하이닉스 지분 28.1%의 약 절반인 15% 수준만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하이닉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20%까지 반영하더라도 당초 예상됐던 3조원대보다 크게 준 약 2조원이 될 수도 있다.
이 관계자는 "효성 입장은 28% 가운데 15%만 인수하더라도 최대주주로서 하이닉스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며 "외환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하이닉스의 나머지 지분을 그대로 보유한 채 2,3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5일 종가(1만8950원) 기준으로 11조1734억원이다.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된 지난 22일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약 12조8000억 원이었으나 효성이 단독 입찰한 뒤 3일 연속 주가가 하락해 시가총액이 크게 줄어든 상태이다.
하이닉스 지분 28%를 모두 인수할 경우 그 규모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하고도 3조1286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분 15%만 인수할 수 있다면 필요한 자금은 1조6760억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20%로 가정해도 2조112억원이면 인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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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효성은 약 1조원을 자체 자금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1조원은 하이닉스 주식을 담보로 차입하는 등의 방식으로도 인수대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6월말 현재 효성의 현금자산은 △현금 및 현금등가물 1034억원 △단기금융상품 370억원 △단기대여금 198억원 △단기매도가능증권 24억원을 포함해 총 1626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소유 중인 토지와 건물의 장부가액이 각각 1조6042억원, 6929억원에 달해 이 가운데 일부만 처분해도 수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사실상 운영을 멈춘 안양 공장 등을 아파트 부지로 개발하거나 매각할 경우 약 5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효성은 이밖에도 압구정동, 청담동 등 서울 강남 주요 상권에도 상당한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조원을 하이닉스 지분 담보로 차입하는 경우 연 이자율을 5%로 가정할 때 매년 필요한 이자비용은 500억원 수준이다. 올 상반기 효성의 영업이익이 2555억원, 순이익이 983억원임을 고려할 때 전혀 감당하지 못 할 수준은 아니다.
한 인수·합병(M&A) 전문가는 "수리에 밝고 신중하기로 소문난 조석래 효성 회장의 성격을 고려할 때 아무런 복안 없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인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무적 투자자 유치, 인수 지분 축소 협의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등 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채권은행들이 매각물량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에서 어느 정도까지 양보할지가 변수로 남아있다.